[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젊어서 뒷산으로 땔나무를 하러 갔다가
바위 위에 서서 오줌을 싸면
그 소리 산을 울리고
기세는 산 계곡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었다.
그런데 오늘 강변에서 봄나물 한줌을 캐다
마려운 오줌을 싸는데
때마침 몰아치는 거센 바람에
맥없이 날려버리는 오줌이 바지에 묻어버렸다.
휘몰아치는
바람이 거세다 한들
그래봤자
봄날의 봄바람인데
봄바람에 힘없이 날려버리는 내 오줌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내뱉은 한마디는
아 어느새 내가 이만큼
기운 빠진 늙은이가 돼버렸다는 탄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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