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최종편집:2024-04-24 18:08 (수)

본문영역

[섬진강칼럼] 그래봤자 봄바람인데

[섬진강칼럼] 그래봤자 봄바람인데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0.03.11 21:18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설명 : 봄이 한창인 섬진강 국사봉과 매실밭 풍경이다.
사진 설명 : 봄이 한창인 섬진강 국사봉과 매실밭 풍경이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젊어서 뒷산으로 땔나무를 하러 갔다가
바위 위에 서서 오줌을 싸면
그 소리 산을 울리고
기세는 산 계곡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었다.

그런데 오늘 강변에서 봄나물 한줌을 캐다
마려운 오줌을 싸는데
때마침 몰아치는 거센 바람에
맥없이 날려버리는 오줌이 바지에 묻어버렸다.

휘몰아치는
바람이 거세다 한들
그래봤자
봄날의 봄바람인데

봄바람에 힘없이 날려버리는 내 오줌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내뱉은 한마디는
아 어느새 내가 이만큼
기운 빠진 늙은이가 돼버렸다는 탄식이었다.

저작권자 © 서울시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섬진강칼럼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