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 미완의 집
-이집트 문학기행
김윤자
어둠에서 보았기 때문이라고
내가 잘못 본 것이라고
한 나라의 수도가
저렇게 칙칙하고 허름하겠느냐고
그런데, 해 밝은 낮에도
여전히 그렇게 나를 의심케 하는 정경이다.
집을 완공하면
높은 세금을 내야 하므로
다 짓지 않은 채 산다고
지붕에는 철근이 솟아 있고
모래 벽돌만 쌓아 인공 색상이 없고
창문도 없는, 미완의 집
세계인이 드나드는 도심에서
세상의 눈과 마주하지 않는 순수인가
부끄러움이 잠든 원시의 귀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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