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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버느냐’에서 ‘어떻게 버느냐’로

얼마나 버느냐’에서 ‘어떻게 버느냐’로

  • 기자명 편집국
  • 입력 2011.03.2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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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룡 중소기업청 기업협력과장

기업의 시장 조건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그에 따라 기업은 돈을 ‘얼마나 버느냐’에서 ‘어떻게 버느냐’로 초점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 활동의 모든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고, 또 이들의 사회적, 환경적 수행에 대한 결과가 소비자의 소비성향에 영향을 끼치면서 기업들은 그들의 이해관계자들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얼마 전 ‘착한기업’이 화두가 되는 듯 싶더니,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하듯 지난해 11월에는 국제적 표준인 ISO 26000(사회적 책임표준)이 발효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고 있다. 이로써 사회적 책임경영(CSR)은 비단 대기업뿐 만 아니라 중소기업에게도 요구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2년 전 ISO 26000 도입 계획에 대한 인지여부를 조사한 적이 있다. 국내 중소 제조업체들은 약 25.7%만이 ‘알고있다’라고 대답했고 약 62.1%가 ‘모르고 있다’ 라고 응답해 중소기업들이 국제적 CSR 라운드에 대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지금까지 대기업의 사회공헌 정도로만 인식하던 CSR 활동이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고, 이제는 기업의 전략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경제적 성과를 내는 것만으로도 벅차 아직까지 CSR 활동은 머나먼 이야기이다. 대기업에서 하는 것처럼, CSR 전담부서를 만들어 재화와 시간을 들일 여력도 없고, CSR에 대한 인식마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75.2% 정도가 CSR을 인지하고 있으나 경영 활동 추진은 38.8%에 그쳐 매우 소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착실히 기업활동을 하며 CSR 활동을 비용 소모적이라 생각하지 않고 나눔의 실천이라고 생각하는 기업들의 사례가 있다. 기부와 자선으로 기업의 이미지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수익도 늘어나고 있다.

‘죽’ 전문 프렌차이즈인 ‘본아이에프’는 사업 아이템의 독창성 덕분에 사업시작 후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수익 성과 올리기에만 전념하지 않고 고객에게 받은 사랑을 사회에 돌리고자 지난해 복지재단 ‘본사랑’을 설립하게 된다. 결식아동들에게 ‘사랑의 죽’보내기, 장학금 지원과 기부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 환원 차원의 경영활동을 지속적으로 행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CSR) 인지여부 (표 오른쪽) CSR 경영활동 추진여부. (출처 : 국내 중소기업 설문 결과 ‘09.1. 한국생산성본부)
사람에게 이로운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기업 정신은 지난해 사회적으로 고용불안을 겪을 때에도 발휘되었다. 가맹점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여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한 봉사활동을 매월 1회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나눔을 실천하는 사회공헌 활동이 있는가 하면 기업만의 독특한 경영활동으로서 CSR 활동을 경영전략으로 활용하는 기업들도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경영활동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또 다른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식품가공업체인 ‘남도식품’은 친환경유기농산물로 재배한 원료로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농산물의 재배, 가공 및 판매에 필요한 인력을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고용하는 한편, 이익금의 2/3 이상을 사회적 취약 계층에 건강식품으로 기부하고 있다. 식품가공산업의 특성에 맞춘 특화된 CSR활동은 벌어들인 수익을 소비자에게 다시 나눔과 동시에 기업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목표를 갖게 된 것이다. 이처럼, 기업 본연의 활동을 하면서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이득을 모두 가져올 수 있게 하는 것이 모든 기업들의 과제인 것이다.

또 다른 식품회사 동진 H&F는 노사문화 선진화에 노력하는 중소기업이다. 노사협력 프로그램 운영을 활발히 해 직원의 애사심을 고취시켜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시킨 좋은 예가 되었다. 게다가 고령자 고용안정 컬설팅 프로그램은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고용안정화 방안을 모색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는 ‘착한 기업의 이미지’로써 인식되던 CSR의 개념도 중소기업 활동 안에서 보다 진보해야 한다.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사회의 요구에 맞추어 발전시키다 보면 의무만 강조되어 부담으로 느껴오던 CSR의 개념이 노사간의 새로운 상생문화와 시장접근에 통로가 되어줄 수 있음을 인지할 수 있게 된다.

CSR 경영의 기대효과
그러나 자사의 이윤이나 매출 증대에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별개의 활동으로 인식하고 있어, CSR 도입에 대해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향후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CSR 경영에 대한 올바른 기대효과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재무성과 향상에도 직접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CSR 활동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CSR 활동은 이제 더 이상 선진국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세계적인 추세로서 기업의 존속여부를 판가름 지을 정도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그렇기에 세계시장으로 진출을 원하는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국제적 시류에 발 맞추어야 할 것이다. 수출 강국인 우리나라가 CSR 활동을 하지 않을 경우, 외국과의 교역에 있어 무역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이전의 기업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로 이익을 남겨 사회에 공헌했다면 이제는 경영활동 자체로서 기업의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이익을 돌려줄 수 있는 공헌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기업의 이윤 추구를 우선과제로 삼았던 중소기업에게 CSR활동은 더욱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한다. 나무를 보는 것이 아닌 숲을 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중소기업의 CSR 활동에 대한 투자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더 멀리 내다볼 수 있도록 넓은 시야를 갖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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