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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허 결정…보수 對 진보 엇갈린 시선

[사회]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허 결정…보수 對 진보 엇갈린 시선

  • 기자명 황문권
  • 입력 2016.05.1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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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단체, "제창으로 5‧18 의미 새겨야" 한목소리

 

<사진제공=5·18기념재단>

[서울시정일보 황문권기자] 국가보훈처가 오는 1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리는 36주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 및 제창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에 사회 각층에서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 "5‧18 제대로 기리려면 제창해야"…보훈처 결정 비판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이명박 정권이후 민주주의 역사가 단 한걸음도 전진하지 못하고 퇴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이라며 보훈처의 결정을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국론분열을 피하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협치와 소통을 하겠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검토한다 해놓고 도로 원점으로 돌려버린 정권의 오만함에 할 말을 잃었다"고 밝혔다.

한국노총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곡인데 굳이 제창을 금지하는 보훈처가 극도로 보수적인 것 아닌가"라고 전했다.

일부 보수 단체에서도 보훈처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백창기 구국실천연대 홍보대사는 "혼용무도(昏庸無道‧세상이 온통 어지럽다)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백씨는 "기념식의 주최는 보훈처지만 주인은 광주 지역주민, 나아가 희생당한 영혼들"이라며 "국가는 국민을 존중해야 하는데 정부가 아직 열린 마음을 가지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동의하는 시민들도 있다. 대학원생 김수현(30‧서울 서대문구)씨는 "5·18의 장본인인 전두환의 회고록이 나온다는 판에 이럴 때일수록 노래를 제창해 5·18을 일으킨 것에 대해 단죄해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취업 준비생인 김현석(30‧부산 금정구)씨도 "5·18에 대해 광주 시민들 외에는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며 "노래 제창을 통해 5·18의 정신을 알려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 보수단체 "사상 의심되는 곡"…"익숙지 않다" 의견도

다수의 보수단체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에 반대했다.

 

어버이연합 관계자는 "아직까지 5‧18에 대한 평가가 정확하게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의혹이 다 밝혀지고 난 뒤에 해도 될 일을 보수 단체들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제창으로) 진행하려는 것은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또 "진보단체 대부분이 애국가 대신 이 곡을 부르고 있지 않느냐"며 "애국가도 공식 기념곡이 아닌데 제창에 이어 기념곡 지정까지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덧붙였다.

자유북한방송은 북한에서 이 곡을 사용했기 때문에 기념곡으로 지정하거나 제창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탈북자의 한 사람으로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북한에서 남조선 혁명가요처럼 생각하는 노래"라며 "그런 노래를 부르는 것에 대해 논의하는 것 자체가 남북 대치국면인 지금의 상황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보수단체와 다른 이유로 기념공연으로 진행하는 방식에 찬성하는 이들도 있다. 대체로 국민들에게 익숙한 노래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직장인 이재윤(46‧충남 천안)씨는 "5‧18 민주화운동은 반드시 기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애국가처럼 '임을 위한 행진곡'을 알지 못 한다"면서 "제창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는 의미로 느껴져 거부감이 든다"고 밝혔다.

대학생 박소라(24‧여)씨는 "아직까지 국민에게 생소한데다 (기념곡 지정‧제창 여부에 대한) 찬반이 팽팽하다고 생각한다"며 "부르고 싶은 사람만 부르게 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최선일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 보훈처 "수차례 회의 끝에 내린 결론…변동 가능성 희박"

보훈처는 16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한 5·18 기념식 합창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공식식순에서 원하는 사람만 따라 부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보훈처는 이 같은 결정이 "노래에 대한 찬‧반 논란을 최소화"하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당과 진보단체뿐만 아니라 청와대와 여당도 보훈처의 재고를 요청하고 나서면서 거센 후폭풍이 예상되는 상황.

보훈처 관계자는 "5‧18 기념일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며 "(기념식 합창) 결정이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결정을 위해 어제까지도 보훈처 내에서 수차례 논의가 진행됐고 그 중 고심 끝에 이번 안(기념식 합창)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 결정된 바는 없으나 이틀 사이에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5월18일이 1997년 정부기념일로 제정된 이후 2008년까지 제창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2009년 이명박정부 첫 해에 보훈‧안보단체가 문제를 제기한 것이 받아들여지면서 제창이 아닌 합창공연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편 '임을 위한 행진곡'은 TV조선에 따르면 소설가 황석영씨가  김일성에게 바치는 노래호 작사를 했다고 한다. 황작가는 5차례나 월북하였으며 김일성을 일곱번 만났으며 북한으로부터 25만달러를 받아 국보법 위반으로 구속 수감 생활을 하였었다. 따라서 보기에 따라서 감정에 따라서 다르게 느낄 수는 있지만 노래의 태생은 김일성에게 받쳤던 충성서약의 노래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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