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일보 노경래기자] 전두환 정권이 1985년 재미(在美) 호남향우회 등 교포 단체들의 동원능력까지 일일이 감시하면서 호남계 동향을 보고받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당시 1981년부터 1985년까지 재직 중이던 유병현 주미대사는 1982년부터 3년째 미국에서 망명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교포사회에 끼치는 영향력 등을 보고했다. 이중 호남계 동향은 1985년 5월13일 유 대사가 이원경 외무장관에게 제출한 보고서에 집중적으로 담겨있다.
이런 사실은 외교부가 지난 17일 '외교문서 공개에 관한 규칙'에 따라 공개한 1985년도 보고서 1602권(25만여쪽) 분석 결과 드러났다.
유병현 대사는 당시 워싱턴 지역 교민사회의 특수성으로 '정부비판 세력의 주요 활동무대'라고 보고했다.
유 대사는 이어 △김대중 워싱턴 체류 후 정부비판 세력 활성화 △한인회의 호남계 장악과 사실상 정부비판 분위기 △미 인권단체 등과의 제휴로 국제문제로 발전경향 등 3가지로 근거를 제시했다.
이어 주요 교민단체 실태로 △민통연합 및 호남세 주도로 한인회 불안정 △반공동지회·평통협의회 등의 활동 저조 △다수 교민의 한인회 등 교민행사 참여 냉담 △일반 교민단체의 이익집단화 경향으로 교민단합 계기 미성숙을 꼽았다.
또한 정부비판 세력 형성 연혁을 1960년대 5·16군사 쿠데타에 대한 불만, 1970년대 유신체제에 대한 불만, 1980년대 광주광주 민주화운동 탄압에 대한 불만으로 요약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조 교인 모임인 '한국민주통일연합(이하 한민통)'계와 '한국 민주회복 통일 촉진 국민연합(이하 민동연합)'을 지적했다.
이어 유 대사는 워싱턴 지역의 반정부단체로 '민통연합' '목요기도회' '호남향우회'를 지목했다.
유병현 대사는 '민통연합'에 대해 1982년 해직교수 문동환·한완상 등이 주도해 한민통과 국민연합을 통합한 것으로 최성일·이재현 등 재미 정부 비판 학자들이 가담하면서 DJ의 지지단체로 전환됐다고 보고했다.
또한 '호남향우회'에 대해서는 DJ 도미 후 조직돼 DJ 집회에 대거 동원돼고 있고,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정부를 비판하고 있으며 동원 능력은 400명이라고 요약했다.
이밖에도 정부비판 교포언론으로 '한국신보' '독립신문' '자유신문' '미주 매일' 등을 언급하고 발행인 등을 명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