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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통증 요법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하여

[섬진강칼럼] 통증 요법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하여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0.01.2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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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오는 고통을 더하면, 즉 ⓵내 몸과 ⓶내 마음과 ⓷내 몸과 내 마음 밖에서 오는 이 세 가지 관계들로 인한 아픔과 고통이 우리네 생의 본질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간혹 누군가 촌부에게 사람이 사는 일들이 무어냐고 물으면, 앓는 것이라고 사람의 인생은 아프고 아파야 하는 고해(苦海)의 바다라고 말해준다. 

생각해보라, 단 한 순간의 머무름도 없이 크고 작은 파도가 쉼 없이 이는 것이 바다이듯, 우리네 인생 또한 태어나는 순간부터,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아프거나 이 둘이 번갈아 오거나 또는 동시에 함께 겪는 연속이니, 생을 달관한 옛 도인들이 사람이 사는 일들인 인생을 고통의 바다 고해라고 한 것이다.

그 사유가 무엇이든, 예를 들어 이루지 못하는 사랑을 향한 지극한 마음에서 비롯하는 고통이든, 또는 누군가를 이별한 슬픈 마음에서 기인하는 애통이든, 또는 누군가를 향한 미움에서 시작된 마음의 화병(火病)이든, 또는 어떤 일에 대한 열망을 이루지 못하는 마음에서 오는 좌절이든, 그것을 향한 마음의 고통이 무엇이고,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를 겪으며 아파본 사람들은, 촌부의 말이 이해가 될 것이다.

뿐만이 아니고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국그릇 국물에 손가락을 데이고, 골목에서 넘어져 무릎의 살점들이 짓이겨 터지고, 발가락에 가시가 박히거나, 남들과 싸우다 코피가 터지고, 또는 밥을 먹다 목에 생선가시가 걸려 캑캑거리는 등등 이른바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과정을 겪으면서, 끊임없이 다치고 아픈 것이 우리네 몸이고 인생이다.

좀 더 알기 쉽게 설명하면, 몸이 아프고 마음이 아픈 고통에다, 부모와 형제자매들 그리고 아내와 남편과 자식들의 관계는 물론 친구와의 관계와 직장에서 만나야 하는 관계들까지 등등, 사회생활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이어지는 수많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오는 고통을 더하면, 즉 ⓵내 몸과 ⓶내 마음과 ⓷내 몸과 내 마음 밖에서 오는 이 세 가지 관계들로 인한 아픔과 고통이 우리네 생의 본질이다.

부연하면 혹자들은 인생을 기쁨과 즐거움과 행복을 주제로 말하지만, 그건 사람들로 하여금 아픔과 고통뿐인 고해의 바다를 건너게 하는 미끼일 뿐 본질이 아니다. 예를 들어 비유가 적절하지는 않지만, 섹스의 클라이맥스인 오르가즘이 종족을 보전하기 위한 생체의 작용이 만들어내는 미끼 수단일 뿐, 본질이 아닌 것과 같은 이치다.

엊그제 촌부가 게재한 “오늘 처음 내가 점프하여 하늘을 날았다.”는 제하의 글에서 언급한 진통제 거부에 대하여 해명을 하자면, 그건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판단이 아닌, 자연주의를 신봉하는 촌부 개인의 사고이며, 체험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

아울러 촌부가 언급한 진통제 거부에 대한 오해가 없기를 바라면서, 궁금해 하는 이들을 위하여, 또는 필요할 수도 있는 이들을 위하여, 진통제 거부에 따른 통증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하여 여기에 간추리니, 거듭 참고만 할 뿐 오해가 없기를 당부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어디가 아프면, 무엇이 좋다더라 하는 전해오는 약제들과 민간요법을 찾는데, 그것들은 의술이 발달하지 않은 과거시대의 산물이므로, 인체 생명과학으로 검증된 현대 의술과 의약품에 비할 바가 못 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자연주의를 신봉하는 촌부는 의사의 진단을 기본바탕으로 전제하고, 그 다음에 내가 할 수 있는 자연주의를 실행한다는 것을 거듭 밝힌다.

예를 들어 손톱 밑에 가시가 박히면, 대단히 아프고 통증이 심한데, 통증이 발생하는 그 이유는 가시가 박혔음을 알려주는 동시에, 그로 인한 침입하는 외부 균들을 막으며 치료하게 하는, 내 몸 안에서 작동하는 방어와 치유하여 복원시키는 기능인 생체의 기본 작용이며 역할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신(神)이 주고 만들어 놓은 기본적이며 최고인 시스템을, 진통제를 먹어서 인체가 아무런 감각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면, 즉 생체 방어와 치유하여 복원시키는 기능을 무력화 시켜버리면 어찌되겠는가를 생각하면, 답은 분명해 진다.

그러므로 주사든 약이든 진통제를 처방하여 통증을 없애버린다는 것은, 마치 적군이 국토를 침략하여 오는데, 급히 도성에 알려야 하는 파발(擺撥)과 봉화(烽火)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없애버리는 것과 같다.

무조건적인 진통제 처방이 마치 현대전 승패의 첫 번째 요인이며 필수인 통신을 마비시켜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임을 안다면, 촌부가 말한 진통제 거부의 이유를 분명하게 알 것이고, 지혜로운 이들은 적절히 때에 맞추어 유용하게 쓰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한마디로 촌부가 말한 진통제를 거부하여, 통증을 온전하게 드러내 우리 몸 스스로 느끼며 자체 방어와 함께 치료하고 복원시키는 기능인 생체 기능을 최대한으로 작동시켜 치료하게 하는 이 자연주의 방법은 세상 어떤 약보다 가장 빠르고 효과적이며 실용적이라는 것이 촌부의 체험이다.

그러나 진통제를 거부하는 이 통증 요법이,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게 하는 용도로 사용할 때는, 사람에 따라서 그 부작용이 심각할 수 있고, 그 결과 애써 이룬 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훼손 손상시켜버릴 수도 있음으로, 대단히 신중해야 한다.

솔직히 고백하면, 촌부가 많은 사람들을 상담하고 살아오면서 절감했던 경험들이었고, 그런 것인 줄을 알면서도 가끔 겪는 일들이며, 지금도 어쩔 수 없는 인연 속에서 스스로 겪으며 당하고 있는 어리석음이기도 하다.

그것이 무엇이든, 당사자가 느끼고 있다는 아픔의 통증을 스스로 느끼게 하여, 그 실체를 깨달아 벗어나게 하는 통증 요법은, 그 사람을 가장 빨리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거나, 또는 그가 성취하기를 바라는 바를 가장 빨리 이루어 살게 하는, 유일한 신의 명약이 분명하지만, 이것을 사람에게 적용할 때는 대단히 위험하므로 신중해야 하는데, 문제는 처방을 하여 주어도 좋을 사람과, 절대로 처방을 해서는 안 될 사람을 가릴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른바 도(道)를 묻는 사람이건, 또는 글을 배우기를 원하는 사람이든, 또는 자녀의 미래를 상담하는 사람이든, 또는 자신의 삶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든, 아프지 않고 상처가 온전히 치유될 수 없고, 무엇보다도 아프지 않고서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며 우리네 생체 기능인데.........

사람들 대부분 열에 아홉은 핵심인 통증을 드러내 느끼게 하는 순간, 비명을 지르며 화를 내거나, 또는 자신을 무시하는 것으로 간주하여 폭력을 행사하거나, 심지어는 원망을 하며 관계를 최악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런 연유로 내 앞에 인연으로 오는 이들에게, 모르는 척 넌지시 아픈 곳을 건드려 반응을 보고, 아차 싶다 싶으면 그냥 안타깝지만 스스로 겪어야 하는 중생의 업보로, 또는 어찌 할 수 없는 인연으로 그저 바라만 볼 뿐, 제아무리 신(神)이 만들어 놓은 명약인 통증 요법이라 할지라도, 함부로 처방할 수 없고 처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오늘도 촌부가 절감하는 결론이다.

끝으로 게재한 흰 구름 사진은 지난 1월 1일 오전 11시 29분 창문에 비치는 것을 담아둔 것인데, 마치 천상(天上)의 명필이 신령한 국사봉(國師峯) 하늘 마당에 바람으로 흘러 쓴 초서(草書) 형통할 형(亨)자와 엇비슷한 형상으로 신기하기만 하다. 바라건대 이 구름을 보는 이들은 경자년(庚子年) 한 해 바라는 것들을 모두 이루며 만사형통(萬事亨通)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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