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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재취업 원한다”…700만 베이비부머 ‘백세시대’ 위기감

[경제] "재취업 원한다”…700만 베이비부머 ‘백세시대’ 위기감

  • 기자명 황천보
  • 입력 2016.02.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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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취업만큼 어려운 재취업…은퇴 후에도 ‘공부’하며 재취업 준비

 

'2015 서울시 중장년 구직자 채용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보고 있다. 강진형 기자

[서울시정일보 황천보기자]국내 유명 조선업체 사장이었던 이모(64)씨는 지난 2014년 4월 인도로 떠났다.

이씨는 인도 업체 ‘Larsen & Toubro(L&T)’로부터 새로 시작하는 조선회사 플랫폼을 만들어 달라는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이었다면 은퇴를 해야 할 나이에 재도전을 선택한 이씨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

‘헬조선’(지옥을 뜻하는 영단어 ‘Hell’과 한국을 의미하는 ‘조선’의 합성신조어)에서 취업은 비단 청년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취업을 위해 ‘노오오오오오오오력’(‘노력’을 강조하는 신조어)을 거듭하는 것은 베이비부머 세대에도 직면한 문제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시기에 접어들면서 청년취업 만큼이나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재취업 에 대해서도 사회적·경제적 문제가 될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재취업이 어렵다면 해외로 눈을 돌려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 은퇴시기 700만명 육박 베이비부머, ‘100세 시대 놀 수 없다’

베이비붐은 전쟁 후 출산율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말하고 베이비부머는 베이비붐을 타고 태어난 세대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베이비부머는 전쟁 후 불경기를 겪은 뒤 사회적·경제적 안정 속에서 태어난 세대로 정의된다.

 

하지만 한국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6·25전쟁 이후인 1955~1963년 사이에 출생해 인구수는 비교적 많은 편이지만 사회적·경제적 안정 속에서 태어났다고 보긴 힘들다.

2010년 11월 통계청이 실시한 ‘인구주택총조사’, ‘장래인구추계’ 등에 따르면 한국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695만~714만명이다.

이는 전체인구의 14.5%를 웃도는 수치다.

‘100세 시대’에 60대에 은퇴해야 하는 베이비부머들은 남은 삶이 막막해 재취업을 원한다.

하지만 베이비부머 세대의 재취업은 청년들의 취업만큼이나 ‘하늘의 별따기’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1957년생 임모(59)씨는 “퇴직 후 기존 직장에서 하던 업무에 대한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며 “기회가 있으면 다시 일하기 위해 지인 등에게 이력서를 돌려논 상태”라고 말했다.

임씨는 “남은 삶을 생각하면 재취업이 필요하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기업과 취업희망자를 연결해주는 외국계 서치펌 업체 스탠튼체이스코리아의 강태영(55) 대표는 “하루 평균 30통 가량의 베이비부머 세대 경력취업 희망자 이력서가 들어온다”며 “하지만 이중 재취업에 성공하는 비율은 10%도 안 된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2016년은 은행 기준으로 1961년생이 은퇴를 맞이하는 시기”라며 “은퇴 후 해외취업을 타진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 한국 벗어나 외국에서 ‘제2인생’ 꿈꾸는 베이비부머 세대

일부 해외 기업들은 한국의 공업기술자들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강 대표는 “전문성을 갖춘 공업기술자들의 경우 해외에 취업하는 것이 문과계열 출신보다는 쉬운 편”이라며 “해외 진출이 아직 흔하지 않지만 공업기술자라면 인력수요가 거의 없는 국내보다 외국으로 눈을 돌려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른바 ‘문송’(‘문과라서 죄송합니다’를 줄인 신조어)이 베이비부머 재취업에도 통용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업기술자가 아니라도 해외 취업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피자헛’, ‘웬디스’, ‘타코벨’ 등과 같은 미국계 요식업체에서 한국인을 찾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한국인들의 성실성을 높이 평가해 채용하며 1년 근무 시 영주권을 발행한다.

자녀가 만 21세를 지나지 않은 경우 배우자를 포함해 한 가구 전체가 영주권을 받을 수 있어 베이비부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월 한국인 채용을 마감한 ‘피자헛’에는 200여가구가 지원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특히 이들 업체에서는 주방 등에서 일할 인력을 뽑기 때문에 전문성이나 높은 언어 수준을 요구하지 않아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다만 초기비용으로 3만2000달러(한화 3800만원) 정도를 미리 내야 한다.

또 다른 서치펌 업체 RTM파트너스의 오영열 상무는 “닭 공장 등에서 미숙련직에 대한 고용은 있어왔지만 일이 힘들다 보니 지원자가 많은 편이 아니었다”며 “외국 요식업체에서 진행하는 채용은 일이 어렵지 않고 영주권 등 혜택이 있어 지원자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또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며 “성별, 연령, 학벌 등에 대한 제한도 없고 임금체불 등 우려도 없으며 1년간 근무하면 영주권이 나오기 때문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비용이 부담스러워 청년들이 도전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며 “퇴직금 등으로 초기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에 적격”이라고 덧붙였다.

◆ 국내 인력수요 늘리기 위해 대기업 노력도 필요

해외로 인력을 보내는 방안과 더불어 국내 대기업 등에서도 인력수요를 늘리는 노력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이 앞장서 ‘신성장 먹거리’ 사업에 투자해 해당 사업을 부흥시키고 이에 필요한 인력을 채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를 위해서 우선 해외의 전문성 있는 우수 인력을 국내로 ‘영입’해 기술 개발에 힘써야 한다.

실제로 해외 우수 인력이 국내로 들어와 일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 중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전문인력 5~6명을 영입해 기술 발전을 꾀했다.

특히 ‘드론’(리모콘 등으로 조절하는 무인항공기)의 경우 유망한 ‘신성장 먹거리’로 통한다.

강 대표는 “대기업이 ‘드론’, ‘바이오’산업 등에 투자해 인력이 필요할 경우 미국, 중국 등에서 기술자를 영입할 수 있다”며 “대기업이 대기업답게 ‘신성장 먹거리’ 산업에 투자한다면 베이비부머뿐만 아니라 청년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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