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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본 세계, 그리스 [고린도 유적지]

시로 본 세계, 그리스 [고린도 유적지]

  • 기자명 김윤자
  • 입력 2016.02.1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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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도 유적지

-그리스 문학기행

 

김윤자

 

세월이 휘몰아 갔어도 다 보입니다.

부와 바꾸지 못한 귀한 언어들이

어느 마디에서 겉돌았는지

왜 사도바울이

이 드넓은 광장에서

푸르게, 푸르게 복음을 외쳤는지

성경에서 보았던 글귀들이

시린 환영으로 일어섭니다.

로마의 태양신이

저 아폴로 신전에서 이글거릴 때

바늘구멍만한 그 어느 길인들 허락했겠습니까

여기가 관공서, 여기가 백화점

여기가 병원, 음악당이었다는

설명마저 호사스러워

그늘조차 외면합니다.

의로운 터에 목숨 걸고 들어갈 자

이 시대에 얼마나 되겠느냐고

노란 열매 어여쁜 마가목 나무가

큰 눈으로 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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