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갈매기
-그리스 문학기행
김윤자
고독한 울음도 아니고
먹이를 갈구하는 입술도 아니고
오직 나는 것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순결한 곡예
아테네를 향해 질주하는
배의 속력에 맞춰
동일한 속도로 호흡하는 하얀 인내
설야의 눈 비늘
물 위에 깔리며, 주저앉으며
다시 일어서는 눈물겨운 비행, 고고한 비행
에기나 섬을 떠나는 외객을 위해
길들여진 비행이라면
그건 숭고한 예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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