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최종편집:2024-04-25 09:09 (목)

본문영역

[서울시정] '독립운동가 가족을 생각하는 작은 집' 개관

[서울시정] '독립운동가 가족을 생각하는 작은 집' 개관

  • 기자명 황문권 기자
  • 입력 2019.12.19 13:59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악2재개발 갈등 속 소통으로 공간조성 합의… 마을의 역사와 무형의 가치 보존

▲ ‘독립운동가 가족을 생각하는 작은 집’ 내부 공간구성

[서울시정일보] 일제강점기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독립운동가를 옥바라지했던 가족들과 그 가족들이 모여 살았던 동네를 기억하는 작은 전시공간이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맞은 편에 오는 20일 문을 연다.

가족과 주고받았던 옥중 편지와 옥바라지 일화, 과거 서대문형무소 주변 동네였던 무악재 골목의 옛 풍경 등을 통해 삼천리 강토 전체가 감옥이었던 일제강점기 ‘옥바라지’의 의미를 되새기는 공간이다.

서울시는 독립투사들이 혹독한 수감생활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이자 독립운동의 조력자였지만 독립투사 뒤에 가려졌던 가족들의 삶을 독립운동사의 관점에서 재조명한다고 배경을 밝혔다.

특히 이 공간은 과거 옥바라지 골목으로 불렸던 무악2구역 재개발사업 과정에서 조합과 주민 등 이해관계자 간 소통과 양보로 조성한 공간이어서 의미를 더한다.

'16년 당시 골목 보존을 놓고 갈등이 빚어지면서 사업이 중단됐고 이후 서울시가 개입해 수개월 간 논의와 대화를 이어간 끝에 독립운동과 옥바라지와 관련한 역사를 기념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로 합의를 이뤘다.

재개발 사업에서 주민 간 소통과 합의를 통해 마을의 역사적인 이야기와 무형적 가치를 흔적으로 남긴 첫 번째 사례이기도 하다.

시는 향후 이런 노력을 ‘서울역사 흔적 지키기’라는 이름으로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시는 이런 내용으로 ‘독립운동가 가족을 생각하는 작은 집’을 조성 완료하고 20일부터 시민에게 개방한다고 밝혔다.

‘독립운동가 가족을 생각하는 작은 집’은 독립문역 3번출구 앞에 소담한 한옥 건물로 조성됐다.

연면적 약 78㎡에 2개 전시공간으로 구성된다.

들어가자마자 만나는 ‘전시실 A동’은 독립운동가 가족들의 삶과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공간이 갖는 의미와 면회와 관련된 일화, 옥중편지와 옥바라지를 했던 가족들의 삶과 마음을 담아 작업한 바느질 콜렉티브 작품 등이 전시된다.

하늘에서 본 무악재&가족들의 옥바라지 : 독립운동가이자 조선 최초의 비행사 안창남이 고국 비행 당시 서대문형무소 위를 날면서 느낀 조국 독립을 향한 열망을 영상으로 소개한다.

오세창과 부인 박명화, 강우규와 아들 강중건, 손병희와 부인 주옥경 등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독립운동가를 옥바라지한 가족들의 이야기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가족과의 면회 : 50cm 크기의 창으로 얼굴만 볼 수 있었던 면회실의 모습과 독립운동가 이회영의 부인 이은숙이 독립운동으로 수감된 아들 이규창을 면회했던 일화를 소개한다.

수감생활을 회고한 신문기사를 통해 수감자에게 면회가 갖는 의미도 확인할 수 있다.

독립운동가의 편지 :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독립운동가와 가족들이 주고받은 편지를 소개해 형무소에서의 생활과 수감자들의 감정을 공감하는 공간이다.

안창호는 아들 필립에게 보낸 편지에서 잘 지내고 있다며 위로를 전하고 권동진은 형 권용진에게 병이 재발해 신체가 쇠약해졌다고 전하며 서책 차입을 부탁한다.

풍향계 : 전시실 내부 스피커에서는 일대 동네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 낭송된다.

특히 건물 외부에 설치된 풍향계에서 수집한 바람 세기와 방향 등 데이터에 따라 낭송 속도가 바뀌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어지는 전시실 B동은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무악재 골목의 풍경을 보여주는 사진과 영상을 통해 당시 모습과 무악재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흔적을 되새겨 보는 공간이다.

초가집의 작은 셋방 : 유리창에 그려진 화가 양달석의 작품 ‘망향’을 작은 쉼터에 앉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집에 남겨진 가족들의 생활과 심정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

옥바라지 골목의 모습 : 대장장이와 물지게꾼 등 일제강점기 서울 곳곳의 골목을 채웠던 사람들의 모습과 서대문형무소 주변의 옛 모습을 애니메이션과 사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무악재의 기억과 흔적 : 일제강점기 서대문형무소 주변 동네를 시대적·공간적으로 이해해보는 공간이다.

유관순 열사의 삶을 통해 독립운동가의 강인한 의지를 전달하는 영화 ‘항거’의 토막영상, 동네의 풍경을 묘사한 박완서의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일제가 보급했던 ‘공출보국’이라는 글자가 써있는 사기그릇과 형무소에서 사용했던 ‘밥틀’ 등이 전시된다.

이밖에도 억압받던 독립운동가 가족들의 심정을 표현한 작품 '아모르프'도 전시된다.

압력이 가해지면 빛을 내는 물질을 활용한 시각예술 작품으로 억압 속에서도 옥바라지를 했던 가족들에게 바치는 작품이다.

‘독립운동가 가족을 생각하는 작은 집’은 화요일~토요일 10시~오후 6시 운영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독립운동가 가족을 생각하는 작은 집은 재개발사업의 심각한 갈등 속에서 소통으로 서로 이해하고 양보해 조성된 뜻 깊은 공간이자, 마을의 역사적 이야기와 무형의 가치를 흔적으로 남긴 첫 번째 산물.”이라며 “기념공간 개관을 통해 삼천리 강토 전체가 감옥이던 일제강점기 ‘옥바라지’의 의미를 시민들과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시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