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최종편집:2024-04-19 18:07 (금)

본문영역

[서울시정일보/서인석의시시콜콜] 개그맨과 김우중 회장과의 추억 “김우중회장님의 명복을 진심으로 애도 드립니다.”

[서울시정일보/서인석의시시콜콜] 개그맨과 김우중 회장과의 추억 “김우중회장님의 명복을 진심으로 애도 드립니다.”

  • 기자명 서인석 논설위원
  • 입력 2019.12.10 19:46
  • 수정 2019.12.10 19:47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시정일보] “김우중회장님의 명복을 진심으로 애도 드립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라는 명언을 남기신 전 대우그룹 故 김우중회장은 생전에 나와 인연이 있었다. 김우중회장께서는 나의 스텐딩코미디를 좋아하셨고 그런저런 연유로 해서 그 당시 나는 대우국민차 티코의 홍보 활동도 하였으며, 그 유명한 티코시리즈를 만들게 됬던 계기가 되었다. 

유머 이론 중에 우월성 이론이 있다. 상대적 약자를 공격함으로써 쾌감과 우월감을 느끼려는 심리적기재가 바로 그것인데 티코시리즈가 바로 그런 유머다. 그래서 티코시리즈가 수십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만들어지고 있는게 아닐까?

티코시리즈 몇 개 소개하자. 

다른 차들은 똑바로 가는데 티코만 좌우로 씰룩거리며 간다. 왜 그럴까? 뒤에 수박을 실어서이다. 주차장에 다른 차들은 똑바로 서 있는데 티코만 뒤집어져있다. 왜 일까? 동네아이들이 딱지치기를 해서다. 티코가 출발하려고 하는데 꼼짝을 않는다. 왜 그런가 보니 바퀴에 껌이 붙어서였다. 티코가 주행 중에 갑자기 마구 흔들린다. 이유가 뭘까? 휴대폰을 진동으로 해놔서 그렇다.
등등의 티코 시리즈가 전 국민의 사랑을 받으면서 너도나도 만들기 시작했다.
   
故 이주일 선배님이 국회의원 당선되시면서 연세대학교 총동문회 사회자 자리를 나에게 물려주셨다. 물론 그렇게 된 이유에는 날 아껴주신 가요무대 김동건님의 적극적인 추천이 있어서였다. 

연세대학교 총 동문 사회자는 명실공히 최고의 개그맨이라는 인정을 받은 자리였었기에, 어느 때보다도 자존감에 한껏 어깨를 올렸던 기억이있다. 그러나 그 자리는 웃자고 한 유머에 하마터면 내가 죽을 뻔한? 일이 발생 되고 만 것이다. 이제 세월이 25년 정도 (1993년) 가 지났고 故 김우중 회장님을 추모하며 ,지금은 웃어넘길 수 있는 추억이니 밝혀본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1993년 12월 남산 힐튼호텔 대연회장, 드디어 연세대 총동문회 연회가 시작되고, 나는 열렬한 박수를 받으며 힐튼호텔 총동문회 무대에 올라섰다. 그 당시 내 앞에 앉은 연세대 동문들은 조선일보 방우영회장, 김우중회장, 고건 전 총리, 김동건 아나운서, 그리고 박삼구 아시아나 회장 등 쟁쟁하신 분들이셨다. 

기고만장한 나는 일단 김우중회장님과 눈을 맞춘 후 티코시리즈로 유머를 시작했고, “티코의 광고카피인 ‘작은차 큰기쁨’은 거시기가 왜소한 남자들에게 우월감을 주는 광고카피였지요~~~작은 놈이 큰 기쁨을 준다는거니까요 ~티코탄다고 작다고 생각하면 큰코 다칩니다. 차 크다고 그게 크냐? 코크다고 그게 크냐? 골목길 구석구석 누빌때는 작은게 제일이에요~여자들은 구석구석 누벼주는걸 좋아해요~~~“

박수와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리곤 유머는 계속됬다.

새신랑이 회사에서 재미있는 유머를 들었어요~. ‘경차에서 뜨거운 사랑을 한다’를 여섯 자로 줄이면 ‘작은 차, 큰 기쁨’이란 얘기였어요~~새신랑은 퇴근하자마자 아내에게 물었지요~

“여보,경차에서 뜨거운 사랑을 하는 걸 여섯 자로 줄이면 뭐게?”
아내는 한참을 생각한 뒤 답했는데 아이구 난 몰라~~~

“좁은데 욕봤다.”

한창 폭소가 터진 후 나는 문제의 사건 발단이 된 유머 아닌 유머를 던진 것이다. 

“올해는 대형사고가 많이났는데 내년에는 이런 대형사고가 없었으면 합니다. 올해는 특히 ‘포‘자 들어가는 단어가 그렇네요~~. 격’포‘ 앞바다 유람선 침몰사건, 구’포‘역 다이나마이트 폭발사건, 마’포‘ 아현동 가스 폭발사고, 특히 ’목포‘ 목’포‘ 아시아나항공 사고 ~”

그 순간 우당탕 소리와 함께 고성이 들렸다.. “야 이놈아!!!!!!그 이야기는 왜 하냐? 이놈아~~~~!!! ” 박삼구 아시아나 회장님이셨다.

연회장은 당연히 난리가 났고 급기야 난 무대에서 내려오게 됐고 (다리야 나 살려라 도망감) 김동건 아나운서는 사태 수습하시고 ㅠㅠㅠ 지금 생각해 보면 굳이 안 해도 될 이야기였다.

그런 영광의 연세대학교 총 동문회 사회를 나는 그해 첫 사회를 보고 (그나마도 반밖에 못 본 사회) 짤 린 것이다. 

만 30세 창업해 30여년 만에 재계 2위 그룹 일군 '대우신화' 샐러리맨의 우상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1936년 대구 출생으로, 경기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만 30세인 1967년 대우를 설립한 후 1999년 그룹 해체 직전까지 자산규모 기준으로 현대에 이어 국내 2위의 기업을 일군 대표적인 1세대 기업인이다. 

김 회장은 2010년부터 마지막 봉사라 여기며 GYBM(Global Young Business Manager) 양성사업에 매진,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4개국에 1000여명의 청년사업가를 배출하기도 했다.  

연명치료를 마다하시고 유언 한 마디 남기지 않으시고 영면하신, 대한민국 경제에 지대한 업적을 남기신 故김우중회장님을 기리면서 영전에 국화꽃 한 송이를 바칩니다. 회장님 편히 쉬세요....

[서울시정일보,미디어한국/논설위원 서인석]

저작권자 © 서울시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