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칼럼]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다
[섬진강칼럼]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다
  • 박혜범 논설위원 <hmk0697@hanmail.net>
  • 승인 2019.12.01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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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겨울날 구례읍 봉남리 골목에 핀 붉은 장미꽃
사진설명 : 겨울날 구례읍 봉남리 골목에 핀 붉은 장미꽃

 

[서울시정일보] 내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은 세상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은
온갖 힘으로 나를 이기는 사람들이 아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 내가 진심을 다해 사랑하는 사람이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은
말귀를 못 알아듣는 사람 눈앞에 있는 바로 그대다.

사람들마다 각자가 가지는 가치관이나 목적하는 바에 따라 다르겠지만,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감기가 독해진 것인지, 내 몸이 약해진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어제 낮에 쉬 낫지 않고 도지는 감기약을 지으려 병원에 갔다가, 반가운 사람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사람의 관계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했더니, 이따금 대통령도 무서워하지 않는 비판의 글을 쓰는, 세상 무서울 것이 없는 선생님이, 사랑하는 사람을 무서워한다는 것을, 누가 믿겠냐며 의외라는 듯 웃었다.

저잣거리를 떠도는 마누라가 제일 무섭다는 농담과 진담이 뒤섞인 이야기서부터, 빚쟁이가 무섭다는 사람, 자식이 무섭다는 사람, 권력을 가진 사람이 무섭다는 사람 등등 많은 이야기들을 하지만, 이건 모두 사람들이 사는 일들이지, 무서운 사람이 아니다.

극단적인 표현을 하면, 날마다 눈을 뜨면 살아야 하는 우리들 사람들이 사는 땅이, 밤이나 낮이나 머리 좋은 짐승들과 머리 나쁜 짐승들이, 먹이를 놓고 싸우는 살벌한 정글이지만, 이것은 생존의 방법이고 경쟁의 과정일 뿐 무서운 사람이 아니다.

나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향해서, 특히 권력을 향해서 이런저런 비판의 글들을 쓰는 것 또한, 용인된 사회적 통념에서, 자신의 사상과 신념을 이야기하는 것일 뿐, 그 대상들이 두렵거나 무서워해야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한마디로 이 모든 것들은 우리네 사람이 살아가는 흔한 일상의 일들이기에, 그래서 사람들은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고, 경쟁에 실패하면 다시 꿈을 꾸며 도전하여 나갈 뿐, 절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내 개인적인 사고와 경험이 특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평생을 살아오면서 직간접으로 보고 듣고 체험한 사람의 관계들을 보거나, 지금도 여전히 절감하고 있는 것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 내가 진심을 다해서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그가 누구든 사람이 진심을 다해서 사랑하는, 오직 한 사람의 앞으로 다가가는 일은, 제아무리 준비된 경쟁력과 확고한 신념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쉽게 이룰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닐뿐더러, 그 어떤 학식을 가진 사람도 할 수가 없고, 세상 온갖 권력을 가진 제왕도 천하를 호령할지언정,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기에, 나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오직 한 사람이라고 말한 것이다.

생각해보라. 동서고금의 긴 역사에서 등장하는 절대 권력을 가졌던 제왕들과 영웅들 가운데, 진실로 자신이 사랑하는 단 한 사람에게로 다가가서 행복한 사람이 몇이나 있는지를.....

처음 사람이 글을 만들어 사용한 이후, 세상에서 사랑하는 여인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묘사했다는 찬탄을 받고 있는, 저 유명한 “낙신부(洛神賦)”가 천하의 문장가 조식(曹植 192-232)이 사랑하는 오직 한 사람에게 다가서지 못하고 절망하며 지은 글임을 안다면......

무엇보다도 장판교(長板橋) 위에서 단기필마로 서서, 조조(曹操)의 10만 대군을 물리친 삼국지 의리의 장수인 장비(張飛)도, 사랑하는 여인의 앞에서는 무서워서 절절매는, 한낱 필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오직 한 사람 내가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촌부의 말이 이해가 될 것이다.

숲이 우거진 산골짜기 여울에서 태어난 한 마리 물고기가 알지 못하는 결말을 향하여, 수없이 굽이치며 흘러내리는, 거친 강물을 헤엄쳐 바다로 나가는 일보다, 훨씬 더 두렵고 무서운 일이, 사람이 진심을 다해 사랑하는 오직 한 사람에게로 다가가는 일이니, 누군가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어찌 두렵고 무섭지 않겠는가?

그래서 나는 내가 살아있는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오직 한 사람 내가 진심을 다해서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하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사는 일들에 지쳐서 가슴이 메말라버린, 앞에 앉은 사람은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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