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클로 시티 투어
-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
어떤 이는 지옥체험이라 하고
어떤 이는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온 것이
기적이라고, 하얀 언어를 내밷지만
일생을 만나도 다 만나지지 않을
수천, 수만 대의 오토바이 물결 속을
함께 유영한 것은
인간과 기계의 장엄한 축제였다.
앞쪽의 인력거에 한 사람을 태우고
뒤쪽의 자전거와 같은 페달을 사람이 몰아
하노이 도심 곳곳을 돌며 다 보여주는데
나를 운전한 할아비는
평생의 생업으로 노련하여
딸랑딸랑 종소리로 위험 접근을 막으며
사거리, 대로, 골목을 잘 달렸다.
한 때는 귀족의 교통수단이던 것이
시대에 밀려 그늘 속에 머물지만
짧은 한 시간 동안
베트남을 올바르게, 세세히 가르쳐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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