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들녘
-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
아우 같은 들녘
닮아서, 정겨워서, 부지런해서
쟁기에 소몰이로 흙을 파고
고깔모자 여인이 지아비를 돕고
우리의 새마을 운동을 배우려
뒤따라오는 어여쁜 들녘
논도 반듯, 집도 반듯
어두운 그늘이 떠나가는
어울릴 수 없던 벽이 무너지는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흔이 떠올라
내 조국의 아픔처럼 소슬한데
아니라고, 정녕 아니라고
바람도 고갯짓으로 휘돌아 외치고
여물어 가는 것만 보고 가라고
벽을 넘는 모습, 찬란한 발돋움
장애물을 거뜬히 넘는
눈물겨운, 사랑스런 아우 같은 들녘
저작권자 © 서울시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