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롱베이 선상 중식
-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
육지에서 참 멀리 왔습니다.
하롱베이가 아름답다고만 들어왔지
이리 넓은 줄 몰랐습니다.
가도, 가도 섬, 와도, 와도 섬
유람선은 꽃잎처럼
섬 사이를 떠다닙니다.
여섯 시간을 바다에서 머물며
바다에 생을 묻고 사는
가난한 사람들이 차려주는
눈물밥을 먹었습니다.
바다의 목숨으로 사는
어부와 어미, 아이까지
시린 삶은 등 뒤에 숨기고
화사한 얼굴로 손님을 맞이합니다.
다금바리 회와 게, 새우
그들이 베풀어준 진수성찬 앞에서
맛을 따지는 것은
싸늘한 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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