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의 역사
은행나무의 역사
  • 염진학 기자 <yuil0415@naver.com>
  • 승인 2019.10.30 23: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고생대부터 존재했던 오래사는 나무, 은행
- 왜 은행 열매를 먹는 생물은 없나?
- 멸종위기에서 살아난 은행나무의 역사

[서울시정일보] 일교차가 심한 늦가을이 되면 가로수의 은행잎이 진한 노란색으로 물들어 길거리를 수 놓는다. 단풍이 드는 나무들이 수없이 많지만 은행나무처럼 전체적으로 노랗게 물드는 나무는 없다.


은행나무를 인터넷을 통해 검색하면 식물계, 겉씨식물문, 은행나무강, 은행나무목, 은행나무과로 나타난다. 즉 겉씨식물 중에 은행나무강에는 오직 은행나무 이 한 종만이 있다는 것이고 만약 은행나무가 전멸한다면 은행나무강 전체가 지워진다는 말이 된다.

짧게 베어진 은행나무의 그루터기에서 작은 새순들이 올라오고 있어, 은행나무의  강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짧게 베어진 은행나무의 그루터기에서 작은 새순들이 올라오고 있어, 은행나무의 강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은행나무는 우리가 알고 있는 나무 중에서 소철 다음으로  긴 시간동안 지구에서 살아온 나무라고 한다. 식물학자들은 은행나무가 3억 5천만년 전인 고생대 석탄기 초기에 나타났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공룡이 번성했던 중생대에는 지금보다 크고 잎도 더 깊게 갈라진 모양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조상뻘의 다른 은행나무 종들은 멸종하고 현재 우리와 함게 살고 있는 은행나무(Ginkgo biloba)는 중생대말 백악기에 번성하기 시작하여 1억년 넘게 같은 모습으로 살고 있음에, 소철메타세콰이어처럼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고 있다.

아직 단풍이 들기 전인 은행나무 가로수
아직 단풍이 들기 전인 은행나무 가로수

가을의 은행나무는 노란 단풍의 상징과 고약한 냄새의 주범으로 양면을 보여준다. 독한 냄새를 풍기는 것은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식물의 방어작용이다. 마치 허브식물들이 강한 향을 가진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다른 허브성 식물과 다르게 은행은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기이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남부지방에서 음식 재료로 사용하는 강한 향신료 '제피나무'의 경우도 독한 향을 가지고 있어 다른 동물들은 거들떠 보지 않지만, 유독 그 나무만을 먹이로 삼는 애벌래가 있다. 그러나 은행나무를 먹이로 삼는 동물이 없다는 점이 참 특이하다. 소위 은행나무의 잎과 줄기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독성성분이 있어 그것을 소화할 수 있는 동물은 없는 셈이다. 오직 인간만이 은행의 열매를 법제하여 먹을 수 있을 뿐이고 그것도 다량 복용은 금기되고 있다.

 

이러한 특성이 은행나무를 보호하는 강한 무기가 됨과 동시에 멸종의 위기가 되었다. 잎을 갉아먹는 애벌래가 없고 씨앗을 훔치는 동물들도 없는데 번성하기는 커녕 왜 멸종위기까지 갔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지구는 몇번의 빙하기를 겪었다. 그래서 온대성인 은행나무는 빙하기가 확대되어 너무 추워지면 살기 힘들게 된다. 그래서 움직일 수 없는 대부분 식물들은 씨앗을 멀리 퍼뜨려 기후변화에도 살아남을 확률을 높인다. 그러나 바람에 씨앗을 날리는 식물이나 다람쥐나 새와 같은 매계 동물을 통해 열매를 멀리 퍼뜨리는 식물들에 비해, 은행나무는 주변으로 확산되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급격한 기후변화에 쉽게 멸종된다. 아마도 고생대나 중생대에는 일부 공룡이 은행열매를 먹고 옮기는 매계 동물의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공룡이 멸종된 이후 은행나무를 옮겨주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게 되었다.

 

한석규 주인공의 '은행나무 침대'라는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은행나무는 장수하는 영험한 나무로서, 질 좋은 목재로서, 고소한 은행구이로 또는 몽환적인 노란 단풍으로 오래된 사찰의 조경수와 가로수로 우리곁에 오래 남기를 필자는 바래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대표전화 : 02-797-5114
  • 명칭 : 월드미디어그룹(주)
  • 제호 : 서울시정일보
  • 등록번호 : 서울 아 00268
  • 등록일 : 2006-10-11
  • 보도자료 hmkk697@hanmail.net
  • 대표이사 : 양월호
  • 발행/편집인 : 황문권
  • 주간 : 양성호
  • 주필/논설위원장 : 박용신
  • 편집국장 : 김상록
  • 고문변호사 : 양승부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봉호
  • 발행소 : 서울 종로구 사직동 262-1 (당사 사옥)
  • 서울시정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서울시정일보.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