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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칼럼] 안타까운 한 송이 꽃을 보면서

[섬진강 칼럼] 안타까운 한 송이 꽃을 보면서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19.10.23 19:29
  • 수정 2019.10.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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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아프게 했던 화병에 꽂힌 한 송이 쑥부쟁이 꽃이다.
나를 아프게 했던 화병에 꽂힌 한 송이 쑥부쟁이 꽃이다.

[서울시정일보] 다시 운명에 붙잡혀온 슬픈 여신처럼
창가 화병에 꽂힌 꽃이 돼버린 한 송이 꽃을 보면서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 변해버린 거냐고
예전처럼 편하게 물어볼 수가 없었다.

안타까움에 치미는 한마디를 묻고 싶었지만
나는 끝내 아무런 내색도 하지 못했다.

책임질 수 없는 말들을 마구 쏟아놓고 나면
감당하지 못할 후회가 두려워서 말없이 바라만 보았다.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스스로 도망쳐 벗어날 수도 없고
어차피 운명에 붙잡힌 화병의 꽃으로 생을 마쳐야 한다면

슬퍼하지 말고 마지막 가을볕을 즐기는 아름다운 꽃이 되라고
간절한 내 속내를 화병에 가득 가만히 담아놓고만 왔다.

섬진강은 안개를 삼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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