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레삽 호수
-캄보디아 문학기행
김윤자
때로는 호수가 생명의 땅이라고
포근한 대지라고
뜨겁게 절규하는 이 물 바다에서
함묵으로 유람선에 올랐고
물 위에 세운
수상가옥, 수상가게, 교회, 학교, 운동장을
가슴에 담으며
시각의 마른 사념은 증발되고
달려도, 달려도 끝나지 않는 물의 마을
그 누옥에서 피어나는 삶의 평화에
통곡이라도 하고플 때
지뢰에 팔 하나 잘려나간 사내아이가
양은 함지박에 둥둥 떠서
물과 땅, 너와 나, 경계선을 지우고
찬란한 생의 꽃으로 전시되어
비루한 생각과 낡은 상념을 태운다.
캄보디아 물을 다스리는 드넓은 품 자락에서
백성의 일부를 품고 사는 물의 가슴팍에서
발가벗은 행복을 공으로 선사받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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