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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칼럼] 나는 내 딸이 세상에서 가장 무섭다

[섬진강 칼럼] 나는 내 딸이 세상에서 가장 무섭다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19.09.05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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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가치’ ‘절대사고’에 빠지고 ‘절대권력’이라는 단물의 맛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조국 교수에게

하루해 저물어간 신령한 국사봉(國師峯)의 모습.
하루해 저물어간 신령한 국사봉(國師峯)의 모습.

[서울시정일보] 내가 나조차도 믿을 수가 없는 하도 험한 세상이라, 세세한 내막을 밝힐 수는 없지만, 2010년 딸이 15세 때의 일이다.

초여름으로 기억되는 어느 날 공공기관에서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딸이 견문을 넓히는 이러저러한 프로그램에 선정되었는데, 보호자인(아버지) 나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로서는 (돈이든 빽이든) 가진 자들만이 누리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생각하고 있던 단체로부터 상상하지 못했던 제안을 받고 보니, 처음엔 어리둥절하며 잘못된 오류가 아니냐고 몇 번인가를 되물었고, 확실하다는 확인을 받고서는, 본인(딸)과 상의하여 보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 학교에서 돌아온 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는 동의를 받아, 다음날 관련 단체에 참여한다는 확인을 하여 주었다.

그런데 며칠 후 학교에서 돌아온 딸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통보를 하기에, 깜짝 놀라 그 이유를 물어보니, 학교에서(반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이러한 프로그램에 선정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는데, 아이들이 부모의 빽으로 선정된 거라고 수군거려, 자존심이 상하고 쪽팔린다면서, 가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혹시 참여하지 못할 특별한 사정이 발생하면, 즉시 알려 달라는 단체에 전화를 하려다 중단하고, 이틀을 고민하며 딸을 설득하다, 학교에 찾아가서 담당 선생님을 만나, 저간의 사정을 이야기하고, 혹 딸이 혜택을 받음으로 억울해 할 아이들은 없는지 등등, 선정 기준이 뭐고 공정했는지를 물었다.

농어촌 저소득층 자녀들 가운데, 품행이 바르고 영어를 잘해야 하는 선발 기준으로 선정된 것이지, 어떠한 외압이나 청탁이 있을 수 없다는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딸을 불러 아버지의 청탁이 아니고, 100% 네(딸) 스스로 기준에 부합하여 선정되었음을 밝혀, 아비가 청탁이나 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 아니라는 아비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딸이 좋은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생각하고 사고하는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여 달라고, 말 그대로 청탁을(?) 하고 돌아왔었다.

그날 선생님 이야기 가운데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딸처럼 판단이 분명하고 성정이 곧은 아이가 자기 학교 학생이어서, 자신도 보람을 느끼게 된다면서, 그런 사고를 가진 아이들이 혜택을 받는 것이,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이라는 칭찬이었다.

그날 저녁 집에 온 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담당 선생님께 불러가 선정된 기준에 대하여 설명을 들었고, 선생님이 반 아이들에게도 잘 설명하여 주어서 오해가 풀렸다는 것이다.

딸은 그해 여름방학 때 실시된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세상은 넓고 다양하다는 것을 체험으로 깨달고,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생각하고 설계하는 학생이 되었고, 그것이 바라는 대학에 입학하고, 오늘 비록 작은 광고회사지만 자신이 원하는 사회인으로, 당당하게 살고 있는 에너지가 되었다.

부연하면, 당시 학교에 찾아가서, 내 딸이 혜택을 받음으로 인하여, 억울할 아이들은 없는지, 선정 기준이 공정했는지를 물은, 그 사단이 알음알음으로 소문이 나자, 후에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는 없지만, 자신이 (선생님을 위해) 나를 위해 몰래 힘을 써서 된 것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예닐곱 명이 있었다.

 세상의 덕망가로 알려진 조국 교수의 이중성과 그 자녀들의 문제로, 두 동강이 나버린 어리석은 세월을 보면서, 글을 한 줄 쓴다는 것이, 아무 짝에도 쓸데없는 사설로 길어져버렸다.

난장을 벌이고 있는 어리석은 세상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대한민국 역사 이래 그 누구도 누려보지 못한 무소불위의 대접을 받으며(권력의 비호를 받으며) 무제한 셀프 기자회견을 한 조국 교수야말로 저 유명한 일자천금(一字千金)의 고사를 만들었던 여불위(呂不韋, ? ~)가 무색할 권력의 화신이라는 생각이다. 한마디로 현 정권의 권력 순위 1번으로 절대 권력을 가진 무관(無冠)의 제왕(帝王)이라는 생각이다.

그동안 조국 교수를 비판하는 글을 몇 편 쓰고 있는 촌부가, 스스로 일으킨 착각이고 착시현상인 ‘절대가치’ ‘절대사고’에 빠지고 ‘절대권력’이라는 단물의 맛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조국 교수에게 일러주고 싶은 한마디는, 자신의 딸 즉 자녀들은 무엇이 진실인지를 오래전에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떤 조언도 스스로 들으려고 하지 않는, 조국 교수가 제아무리 부정하고, 지금 어리석은 사람들이 내지르고 있는 환호에 묻혀서,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도 않겠지만, 자녀들은 이미 오래전에 스스로 다 알고 있으니, 이제라도 자신이 사랑하는 자녀들에게는 부끄럽지 말라는 것이다.

2010년 섬진강 산골마을에 사는 15세의 어린 학생들이, 집에서 부모가 말하지 않고, 학교에서 선생님이 가르치지 않아도, 스스로 옳고 그름이 무엇이고, 이른바 있는 놈들의 자식들과 없는 놈들 자식들의 차이가 무엇이고,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지들 나름으로 다 알고 있었듯이, 조국 교수의 자녀들도 이미 오래전 그때 다 알고 있었다는 말이다.

하늘의 달은 15일이면 기울어 몰락해버리고, 문재인의 세상은 3년도 못되는데..... 항차 평생을 살아갈 인생들 즉 자녀들이 살아갈 앞으로의 80년과 3년도 못되는 문재인의 세월을 생각하면 답은 분명한데, 자식들의 인생을 팔아 문재인의 남자로 사는, 2년 몇 개월을 선택하고 있는, 조국 교수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비단 이게 어찌 조국 교수 한 사람만의 문제이겠는가? 세상의 부모들이 알아야 할 것은, 한 나라의 권력을 휘두르고 어리석은 민중들을 모두 속일 수는 있어도, 자신의 자녀들은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내 딸이 세상에서 가장 무섭다. 딸이 태어난 후 지금까지 내 딴에 딸에게 쪽팔리지 않으려고 나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왔는데, 딸이 성인이 된 지금도 나는 딸이 제일 무서워서 딸의 눈치를 보며 산다.

내가 날마다 쓰는 글들의 기본은, 딸이 읽어도 쪽팔리지 않으려는 내 마음이 시작이기에, 정치적 사안들에 대하여는 사심을 버리고 보편적인 상식을 기준으로 공적인 가치를 지키려 애를 쓰고, 하다못해 가끔 인연으로 다가오는 농익은 여인의 향기에 설레는 마음까지도 숨기지 않는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어려서부터 내가 쓰는 글들을 모두 읽어오고 있는 딸에게, 날마다 쉼 없이 부딪혀오는 유형무형의 것들로부터 지혜롭게 살아남아서,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드러내며 사는 방법론을 전하는 것, 즉 무설지설(無說之說 말이 없는 말), 무법지법(無法之法 법이 없는 법)을 끊임없이 전하고 있는 것이다.

끝으로 방금 속보로 전하고 있는 뉴스를 보니, 시진핑의 개로 알려진, 캐리람 홍콩 행정 장관이 범죄인 인도법, 이른바 송환법안을 공식으로 철회했다고 한다.

그리고 또 다른 뉴스를 보면, 조국 교수는 여전히 큰소리를 치고 있는데, 글쎄........진실이 뭔지 촌부는 모르겠지만, 어리석은 세월을 희롱하며 무지한 사람들을 가지고 놀아도, 부디 두 자녀들의 앞에서 만큼은 부끄럽지 않는 아버지가 되기를 바란다.

섬진강은 안개를 삼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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