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 나무 찌우대
-캄보디아 문학기행
김윤자
영혼의 피, 몸을 태워서
인간을 위해 쏟아내는 방수액
옆구리 살점을 파서
큰 구멍을 내놓고
줄줄 흐르는 액체를 받는다.
그 진액을 발라
집을 짓기 때문에
나뭇잎을 엮어 지어도
비가 새지 않아 살 수 있다고
독초 곁에는 생명초가 있어
들짐승이 산다 했던가
일 년의 반은 건기로 더위가
일 년의 반은 우기로 비가
땅을 데우고, 땅을 적시는
살기 힘든 영토에서
독한 기후를 이기는 생명의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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