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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진·해일 피해 현장의 ‘중앙119구조단’ 체험기

일본 지진·해일 피해 현장의 ‘중앙119구조단’ 체험기

  • 기자명 전송이 기자
  • 입력 2011.03.1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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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나라 아픔 함께 나누려 왔습니다”

우리나라 중앙119구조단의 국제구조대원이 쓰러진 가옥의 난간을 이용해 내부로 진입하려 하고 있다.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시, 이곳은 지난 3월11일 발생한 대지진과 쓰나미(지진 해일) 피해가많았던 곳이다. 이동성 단장을 비롯한 중앙119구조단 국제구조대원 100여명은 14일 이곳에 도착해 센다이 종합운동장에 수경지를 구축했다.
대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한 지 하루만인 12일 선발대 5명이 미리 도착해 답사를 마친 뒤 행정직을 제외한 구조대원 90명이 도착과 함께 무너진 건물 속에서 구조를 절실히 바라는 생존자들을 찾아 나섰다.
우리 구조대원들은 인도네시아, 중국 쓰촨성, 아이티 지진 피해지역을 누비며 많은 구조활동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이다. 하지만 이번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상황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처참해 보였다.
쓰나미로 처참하게 뭉게진 자동차 안을 수색하고 있는 구조대원.
119구조단 대원들은 지난 15일 센다이시 동북쪽에 있는 가모지구에서 3개 팀으로 나눠 일본 현지 경찰들과 함께 현장 수색 및 구조활동을 벌였다. 가모지구는 주택과 건물이 밀집한 지역으로, 센다이 시내에서도 피해가 가장 심각한 곳으로, 일본 구조대가 미처 손을 데지 못하다가 한국 구조대가 이날 처음 투입된 것이다. 한국 구조대는 구조견 2마리, 내시경 카메라·매몰자 탐지기 등 구조 및 탐색 장비, 화생방 장비 등을 갖추고 무너진 잔해 구석구석을 뒤지며, 혹시나 살아있을 생존자가 발견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구조대는 이날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남자 8명과 여자 5명 등 총 13구의 시신을 수습해 센다이 경찰에 인계했다. 생존자는 없었다. 다음날인 16일은 미야기현 시오가미시 해변가 수색에 나섰다. 이곳은 지진과 쓰나미로 인명피해가 크게 발생한 해안지역이다. 이날은 일찍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시간이 지나자 함박눈이 내리고 기온이 뚝 떨어져 구조 활동에 적지 않은 지장을 줬다. 게다가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이후 비나 눈이 방사성물질에 오염됐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구조대는 긴급 철수했다가 화학보호복을 착용하고 다시 수색에 나서야만 했다.
이 지역은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140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라 방사성물질 오염 우려가 높지는 않지만, 구조대는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방사능 측정기 3대를 이용해 구조지역의 방사성물질 오염 여부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있고, 개인별로도 방사선 설량계를 착용해 방사선 노출 수치를 측정·분석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검사결과가 안전한 수준으로 확인됐지만, 만약 방사선 노출이 위험수위에 달할 경우 구조대는 즉각 철수해야만 한다.

16일에는 남자 2명과 여자 1명 등 3구의 사체를 수습한 반면, 생존자는 여전히 찾지 못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지진피해만 있다면 붕괴된 건물 사이에 틈이 있어 생존할 가능성이 높지만, 쓰나미가 일시에 잔해를 휩쓸고 간데다 시간도 상당히 흘러 생존자 발견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가 떨어진 후 수경지로 복귀한 구조대원들은 비와 눈으로 인해 어수선해진 숙소를 다시 정비하느라 충분히 쉴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이곳 센다이 종합운동장에는 우리 구조단 외에 11개국 국제구조대도 함께 수경하고 있다.  


17일 오전 6시쯤 구조대원들은 전날 쌓인 피로가 덜 풀린 듯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다시 구조현장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 전날보다 기온은 더 떨어져 초겨울 수준이어서 구조 활동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혹시나 있을 생존자 발견을 기대하며 현장으로 향했다.  


한편, 정부는 17일 오전 9시 군수송기 C-130기 3대를 이용해 중앙119구조단이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안정화 요오드(150인용), 화학보호복, 마스크, 생수 등을 추가 지원했다.  


<자료 및 현지상황 정보제공=소방방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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