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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칼럼] 군생활 시작하는 생도들을 위한 제언

[군사칼럼] 군생활 시작하는 생도들을 위한 제언

  • 기자명 김경호 논설위원
  • 입력 2019.07.22 21:59
  • 수정 2019.07.22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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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의 순수한 ‘열정(熱情)’이야말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움직인 원동력, 그 『열정의 방향』은 ‘순수(純粹)’해야 하며, 그 『열정의 크기』는 ‘여유(餘裕)’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에서 나온다.

열정(熱情)’에 관하여

표준국어사전에 의하면, 열정이란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어떤 일이 그 열정의 방향이 될 것이다. 어떤 생도들은 어떤 일보직이나 진급에 두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야전에 나가면 대다수가 이에 열중하는 마음이 될는지 모른다.

필자도 군법무관을 얼떨결에 시작했어도, 처음에는 장군이 되어 볼 생각으로 열중했던 것을 고백한다. 용사 생활을 해보았기에 이병에서 장군이라는 타이틀도 꽤 괜찮게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무지 보직이나 진급에는 다른 동기들 만큼 관심이 없었다. 보직은 아무도 안 가려는 곳으로 손들고 갔고(특전사, 2사단, 육대 교관 등), 진급을 위해서는 하지 말아야 할 짓(법무 지휘부에 찍히는 짓)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열정하나 만큼은 그 어떤 동기보다 활활 타고 있었고, 지금도 식지 않았다. 그러기에 김훈 사건 순직을 이끌어 내는데 글도 쓰고 행동도 해 봤고, 지휘책임 연구와 책자를 최초로 발간하여 다수의 취소와 감경을 이끌어 내 봤으며, 의무병과 약제병의 현행법 위반에 관한 연구 및 보고도 해 봤고(아직도 골치 아픈 미제), 보직해임 기준 위반에 관한 연구 및 취소도 이끌어 내 봤으며, 소년법 개정을 이끌어 내어 수백명의 부사관 인권을 개선시킬 기반도 만들어 봤다.

“But I am still hungry”

필자는 아직도 궁금하고 고민하고 글로 남기고 싶은 주제들이 너무나 많다. 그리고 이런 고민을 힘이 닿는 한 군인들과 얘기하고 싶다. 그래서 변호 활동 중간 중간 강의를 다니고 있다.

어쩜 이러한 순수한 열정은 그저 그 일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일의 끝을 보려고 하는 마음 그 자체라 생각한다. 그로 인해 내게 불이익이 올지라도 무소의 뿔처럼 그렇게 선선히가는 그 마음 자체가 열정이라 생각한다.

젊은이들의 순수한 열정이야말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움직인 원동력이었음은 세계사가 증명해 주고 있다. 그 시대의 젊은이들이 열정보다 안정을 선택한다면 그 시대는 역사의 내리막길이다. 때 묻지 않은 위대한 정신은 젊은이들에게서 나와야 한다. 그래야 그 시대는 역사의 상승의 시기이다.

봄에 죽어 있는 것같이 보이던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새싹이 돋는 것 같이, 거친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와 같이, 그렇게 자연에 순응이 아닌 자연에 역행하는 듯이 보이는 힘찬 의지가 우리 젊은이들의 마음 속에 있어야 한다.

 

열정(熱情)’을 위하여

. 용사들과 관계에서

우리 생도들이 대부분 소대장 나가서 처음에 용사들과 친밀함을 형성하려고 한다. 일이라는 것도 사람의 일이므로 그 사람과 친분은 그 일의 보람을 위해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뉴튼의관성의 법칙은 무섭다. 친밀함을 형성하는 초기에는 서로 눈치를 본다. 그러다 그 친밀함이 진전되면 이제 지켜야 할 을 왔다 갔다 하게 된다. 장난이라는 미명(美名)으로 오해를 사게 될 신체접촉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제3의 용사가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본인의 군인 정신과 다른, 특히 군인 집안에서 일찍이 아버지로부터 바른군인이 되라는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지키려고 노력하는 그 군인정신과 다른, 언행을 보이는 용사를 보고, 처음에는 한 두번 가볍게 웃으며 지적하다 나중에 안되겠다 싶어 정신교육 차원에서 한번 강하게 질책을 하다보면, 순간 분노감정까지 치밀어 올라 질책과 언어폭력의 경계를 넘나들게 된다.

그 질책의 대상이 친밀한 감정을 쌓은 용사일 수도 있고, 그것을 지켜 보고 있던 제3의 용사일 수도 있다.

소대원 전체가 나를 좋아한다는 착각을 하지 말라. 반드시 거기에는 앞에서 대놓고 싫은 언행을 하는 용사도 있고,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지만 뒤돌아 서서 욕하는 용사도 있다.

이제 전역을 앞둔, 또는 전역 후 어떤 용사가 소대장과 사이에서 느낀 불만의 감정을 공격적 성향으로 바꾸어 헬프콜이나 감찰실에 투서를 보낸다.

그러면 보직해임되고, 징계를 받는다. 이렇게 초급 간부의 14%가 징계를 받는다고 한다. 엄청난 숫자이다.

그러니 소대장들이여, 본인의 열정소신을 지키며 군생활하려면,

용사와는 훈련이나 체육활동 등 공식적인 경우 외에는 사적으로 신체접촉을 하지 말지어다. 친밀함은 친절한 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오해를 야기할 만한 신체접촉은 하지 말라. 남군이든 여군이든 불문이다. 좋다고 생각되는 인간관계도 혼자만의 허상일 수 있고, 한계효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므로 그 좋다고 생각되는 마음도 식는 법이다.

대부분 누구나 은 있다. 용사와의 사이에 본인이 양해를 구하거나 용서를 구할 일이 있으면, 간접증거가 아닌 직접증거로 남겨라. 즉 담배를 나누어 피며 미안하다고 하고 이를 받아 준 말도, 아님 식사를 사주며 미안하다고 하고 이를 받아 준 말도, 나중에 문제가 되면 그저 연기처럼 사라진다.

다행히 2월부터 일과 후 용사들이 외출·외박이 가능하다고 하고, 4월부터는 용사들이 핸드폰을 일과 후 사용한다고 하니, 이제 용사와의 사이에서 미안함을 구할 일이 있으면 카톡을 대화하라.

미리 그 문제가 되는 내용을 진정성 있게 준비하고 대화를 이어가라. “소대장님 다 이해합니다. 저는 소대장님 응원합니다.” 취지의 답변이 오면 그 갈등은 나중에 데스노트에 적어 놓았다가 문제 제기해도 이 대화 내용이 결정적인 해결의 키가 된다.

그렇지 않고 용사가 저는 사과를 받아줄 생각이 없습니다 취지의 답변을 하면, 그 단타 사건에 집중하여 정식으로 처리하면 된다. 그렇지 않고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위와 같은 사건들을 계속 쌓아 놓게 하여 한번에 핵폭탄으로 터트리게 하면 대책없이, 속절없이 무너진다.

충남도지사 안희정 2심 판결도 그 비서와 사이의 텔레그램 내용을 직접 증거로 사용하였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인간관계는 갈등의 연속이다. 갈등은 없을 수 없다. 부부관계도 마찬가지이다. 갈등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기 보다는 발생한 갈등을 현명하게 풀면서 그 관계를 다져 나가는 지혜를 익혀야 한다.

. 상급자와 관계에서

군생활 하면서 항상훌륭한 상급자를 만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모든 상급자는 나에게 훌륭한 스승이 될 수 있다.

필자도 군법무관 만 13년 동안 훌륭한 지휘관을 많이 모셨다. 딱 한분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너 그렇게 하면 내 법무참모 아니다

생각하는 바가 너무 달랐다. 철학이 너무 달랐다. 필자는 법무참모로서 지휘관의 결심 내용 중에 법 위반 사항이나 위반 소지가 있는 사항을 보고 한 것에 불과한데, 그것이 내심 불만이셨던 모양이다.

또한 필자는 군법무관이었으나 법무 지휘부로부터 늘 찬밥신세였다. 지휘부에서 대량으로 지휘책임 징계 해 놓은 것을 뒤짚어 놓지 않나, 지휘부가 대법원 판결을 조작하여 김훈 중위 자살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문제제기 하지 않나, 의무병과 약제병이 법과 현실이 괴리가 있어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이고 무면허 약제행위이거늘 도대체 창군이래 지휘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으며 그 문제라도 인식하고 있는지 보고서 써서 공론화 시키지 않나, 법무 지휘부에서 부사관 진급시 겨우 찾아낸 임관 당시 전과에 터잡아 임관일자를 축소시켰더니 전과의 근거 법률인 소년법이 위헌이라고 개정을 시켜 다시 임관일자 회복을 위한 대량 일거리를 만들어 주었으니 ...

분명 그 지휘관에게는 법을 무시하는 이념적 편향석의 문제가 있었고, 법무 지휘부는 허위 보고 및 공문서 위조의 범죄행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날 핍박한다.

이럴 때 그대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용사들의 비위사실을 데스노트에 적거나 녹음해서 헬프콜이나 감찰실에 투서 던지듯이 똑같이 해?

군인권센터 임*훈 소장이라는 분을 찾아가 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그분의 도움을 구해?

이 모든 행위는 진정 역사에 책임지는 자세는 아니다. 그렇다고 외면하라는 것도 아니다. 군인은 때를 기다려 적시에 전투력을 집중할 줄 알아야 한다.주변에 아군이 포진해 있을 때 움직일 줄 알아야 한다. 전투도 아무 때나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내(忍耐)’할 줄 알아야 한다. 그 인내는 생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본인이 괴로운 만큼 그제서야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괴로워 하는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라.

필자도 법무참모 역할 제한되고, 중령 진급도 4번이나 비선되고, 이때 보인 것이 지휘책임으로 아파하는 지휘관들이었다.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그들의 얘기를 사실적·법률상으로 정리해 주고, 마침내 항고하여 취소나 감경을 받아 내고, 그것을 책으로 엮어 나누어 주면서 강의도 하고...

복수는 감정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명분으로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할 때 나의 성장도 도모할 수 있다. 그렇게 지휘책임에 미친 듯이 연구하고 책 여러권 내고 강의하다 보니 지휘관도 바뀌었고, 세상도 바뀌었다.

'안보'가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것이 아니라 이번엔 인권이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이등병의 눈물이라는 연극을 김정숙 여사가 보고 눈물을 흘리시고, 국방부 장관은 그 유가족과 간담회하고, 드디어 준비한 자료를 민정수석실에 보냈다. 그 후 순직은 처리되었다. 그 후 국방부는 이제 다시는 김훈 중위를 자살이라 하지 않고 불명(不明)’이라 하고 있다.

문제를 인식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인내하고 고민하고 글을 쓰고 이러는 과정에서 필자는 성장했다.

그 당시 어떻게 대법원 판결을 조작할 수 있는지의 감정에 치우쳐 군인권센터 임*훈 소장에게 찾아 갔다면, 바로 신문에 나고 일시적으로 감정은 위로 받을 수 있었을 터이나, 결국 남 좋은 일 시키는 것으로, 임소장과 기자들의 한바탕로 그렇게 끝났을지 모른다. 김훈 중위의 순직은 더 멀어진 채...

생도들이여 군생활을 하다보면 항상 훌륭한 상급자를 만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다가 그럼에도 인정받지 못하고 더 나아가 나를 무시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용사들처럼 신문고나 헬프콜레 신고할 것인가?

그럴 때 일수록 부대 내에 도움이 필요한 용사나 간부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보라! 그리고 그러한 활동을 통해 그 시간을 인내하라. 그러나 그 비위는 잊지 말라!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 시간이 해결해 준다.

 

성공에 관하여

생도들이여 무엇을 남길 것인가? ? 계급장? 명예?

사회에서는 종자돈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대들은 군대에서 돈을 버는 직업이 아닌 이상 종자돈보다는 필자는 비유컨데 종자인()’이 성공의 비결이라 조언하고 싶다.

특히나 잘 나갈때는 여유가 없겠지만, 조금 못 나간다 생각될 때 주변에 용사들과 간부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그들과 연락처를 주고 받으시라!

그 인맥에는 장차 언론인도 있고, 사장님도 있고, 엔지니어도 있고,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있게 된다.

만시간의 법칙이라는 책이 한때 집중을 받았다. 만시간 정도 훈련하면 한분야에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소개이다.

필자는 생도들이 10년 동안 만명의 연락처를 저장하고 카톡으로 대화 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한다면, 그것이 성공의 디딤돌이라고 자신 있게 말해 줄 수 있다. (필자는 현재 3만명정도)

 

에필로그

그대들은 수료하고 그리고 임관할 것이고, 소위 계급장을 달고 지휘자로서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생도들이여! 몸과 마음의 을 빼자! 부드러워야 한다. ‘여유(餘裕)’가 있어야 한다. 그것은 절차와 과정에서 상대방의 얘기를 들어 주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에서 나온다.

살다보면, 삶이 그리 쉽지 않음을 바로 느끼게 된다. 현실과 타협도 하며 살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몇 번이라도 시행착오는 하되, 다시 순수한 열정의 방향으로 다시 돌아 오길 바라네.

그것이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세금으로 그대들을 교육하고, 야전에서 봉급 주는 이유 일세.

건투를 비네!

<편집자 주> 김경호 변호사는 '합동 군사학교' 명예교수이면서 국방부 인권교수로 활동한다. 그리고 군관련 사건을 전담하는 변호사로서 본 신문사의 논설위원으로 군관련 논설을 연제 중에 있다.

김경호 변호사
김경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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