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란강과 일송정
-중국 문학기행
김윤자
두만강 지류인 해란강은
연변 용정시를 아우르며 넓은 폭으로 흐른다.
물과 바위와 자갈이
다른 강과 다를 바 없는데
선구자의 용감한 함성이 스며있어
우리에게는 뜨거운 강이다.
해란강 다리를 건너며
저 멀리 산정에 선 일송정을 본다.
비암산, 그날의 소나무는
항일의지를 자르려는 왜인의 손에 죽임 당하고
새로 심은 작은 소나무 하나, 정자를 지키고 있다.
말 발굽소리 잠들고
드넓은 용정 들녘에는 벼가 한가득
이제는 풍요가 넘실거리는 기름진 땅이다.
우리 민족이 서러운 봇짐으로
간도지방을 떠돌며 살 때
처음 자리 잡은 터전이, 바로 해란강 주변이며
애국선열들이 모여 독립투지를 불태우던 곳이
바로 저 높은 산정의 소나무 아래
그래서 해란강과 일송정은 우리의 영원한 선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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