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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꾼들은 어떤 행사장에 '겸허한 자세' 로 나오라

정치꾼들은 어떤 행사장에 '겸허한 자세' 로 나오라

  • 기자명 편집국
  • 입력 2011.02.2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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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암(미래행복포럼 대변인/칼럼니스트/작가

한 해를 훌쩍 넘기고 새해를 맞이하는 연말연시. 화살 같은 시간은 누구에게나 그 시점에 맴돌게 하고는 각자의 취향에 따라 동창회나 향우회 또는 각종 행사장에 나가게 된다. 그 행사장에 나가면 유독 꼴불견을 연출하는 군상들들 맞이한다. 그 꼴불견을 연출하겠끔 멍석을 깔아주는 이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또한 그 기회를 틈타 노욕(老慾)에 가득 찬 이는 허접한 이력을 내세우며 자신을 홍보하기에 열을 올린다. 거기에는 졸부(猝富)도, 정치꾼(필자는 한국의 현대정치판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을 포함하여 '정치인' 으로 호칭하지 않는다)도 더 나아가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자들의 경연장을 방불케 하기에 그러한 모임에 주저하는 이도 꽤 많다.

국민들은 지난해 12.8 새해 예산안 통과에 있어 신성한 민의(民意)의 전당에서 선혈이 낭자하고 북한의 국토침탈에는 핵 펀치를 날리지 못한 분풀이였던지 몸싸움 끝에 조준사격을 가하는 일명 핵 펀치를 날리는 광경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허탈 그 자체를 넘어 분노를 삼킬 수 없었다. 아마도 민주화 이후 여야 모두 최악의 모습은 아니었을까. 국민은 안중에도 없었고, 그 아수라장 뒤편에는 예산을 나눠먹기에 급급했던 추악한 그들 정치꾼들이 연말연시 행사장에 자기들이 무슨 개선장군처럼 얼굴을 내밀고는 사라진다. 존경스러운 직업군도 아닌 그들이 지역구민과 파티장에 참석한 이들을 졸(卒)로 보는 어떤 자기도취는 아닐까.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이기주의자들인 그들이 보기조차 싫은 이들도 많다는 사실이다. 필자 또한 그들에게 면전(面顚)을 함께 하거나 고개를 조아리지 않는다. 그들을 보기 위해서 그들의 앵무새 같은 입놀림의 잡음을 듣기위해서 시간을 낭비하기 위해 참석한 것도 아니지 않는가. 더구나 작금의 정치판에서는 존경받을 군상(群狀)이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 2,400여 전에 이 세상을 살다간 고대 그리스의 희곡시인이며 비평가였던 아리스토파네스(Aristophanes)는 조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진지하고 줏대 있는 작가로서 열렬한 평화주의자이자 보수주의자였다. 그는 "오늘날 정치를 하는 것은 이미 학식 있는 사람이나 성품이 바른 사람이 아니다. 불학무식(不學無識)한 깡패들에게나 알맞은 직업이 정치이다."고 일갈했다. 몸싸움을 넘어 주먹을 휘두르고 선혈을 뿜어대는 한국의 정치꾼들은 숱한 세월이 흐른 작금에도 이러하니 이제라도 되새겨 볼 필요성은 없을까.

낯이 두껍고 거짓말도 잘하고 혈세를 어떻게 하면 챙길까? 스쿠루지 영감처럼 사욕에 가득 찬 채, 몸싸움에 주먹질도 잘해야 하는 '그들만의 덕목' 에 지각 있는 국민들은 그들과 악수조차 꺼린다는 사실을 알까 모를까. 그러고도 그들은 그러한 행사장의 찬조연설에서 내 탓이 아닌 네 탓을 탓하며 스스로가 "지금 국회가 난장판이다." 고 스스럼없이 지껄이는 모습에는 듣는 이에게 정신적 고문(拷門)이나 마찬가지인 고통을 안겨준다. 겸허한 자세도 없이 그릇된 그들만의 품격이 난무하는 꼴에 유학(儒學)의 삼경 중 역경(易經)에서 "이귀하천 대득민야(以貴下賤 大得民也) 즉, 귀한 지위에 있는 자가 겸허한 자세로 낮은 데로 내려와 백성의 뜻을 구하면 크게 백성을 얻는다." 고 했듯이, 어떠한 자리에서나 정치꾼들이 이 정도의 자세가 되지 않고서는 아무렇게나 나서지 않는 지혜로 즐거운 행사장에 방해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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