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천지에서
-중국 문학기행
김윤자
무어라 말씀하여도 듣겠습니다.
어떤 채찍으로 무릎 꿇으라 하셔도
그리 하겠습니다.
아픈 하늘이 쪼개져
빛을 낳아도 기쁘지 않다시며
시린 땅이 갈라져
물을 낳아도 반갑지 않다시며
이 서글픈 가슴팍을 보라고
깊고 깊은 심원의 고뇌를
짙푸르게 토해내시니 다 듣겠습니다.
서리, 서리 쌓인 역사의 매듭을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며
어떻게 다시 묶어야 하는지
오늘, 이 차가운 영토에서 알려주시면
영혼으로, 목숨으로 맹세하겠습니다.
그 길을 따르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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