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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동 여경 논란…"물리적 차이는 인정해야 한다"

대림동 여경 논란…"물리적 차이는 인정해야 한다"

  • 기자명 김수연 기자
  • 입력 2019.05.2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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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동 여경 논란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대림동 여경 논란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서울시정일보 김수연기자] 경찰이 술에 취해 영업을 방해하던 남성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대림동 여경 논란'이 온라인 공간을 달구고 있다.

논란은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림동 여경 폭행'이라는 영상이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당시 공개된 영상은 지난 13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 한 식당 앞 노상에서 소란을 피우던 주취자 40~50대 남성 2명을 경찰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한 사건 내용 일부를 담고 있다.

영상을 보면 남경 1명이 주취자 1명에게 뺨을 맞자 즉각 팔을 꺾어 제압에 나선다. 그러자 이를 지켜보던 또 다른 남성 1명이 제압을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남경에게 다가선다.

이 과정에서 여경과 남성은 몸싸움이 일어났는데, 남성이 팔로 여경을 밀어낸 뒤, 순간 무방비 상태가 돼버린 남경의 머리를 밀어내는 등 제압을 방해한다. 남경은 이 남성을 팔로 밀어내는 동시에 다른 팔로 제압하던 남성을 계속해서 제압한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직후 여경을 향한 비난 여론이 일어났다. 누리꾼들은 "술 취한 중년 남성 하나 제압을 못하냐", "너무 힘 없이 무기력하게 밀려난다", "흉기라도 들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커지자 사건을 담당한 구로경찰서는 17일 오후 '대림동 경찰관 폭행 사건 동영상 관련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구로경찰서는 "인터넷에 게재된 동영상은 편집된 것"이라며 "경찰관들은 정당하게 업무를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구로경찰서는 제압 과정이 담긴 1분59초 분량의 전체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 속에는 피의자 1명이 남성 경찰관을 밀치자 여성 경찰관이 다른 피의자의 무릎을 눌러 제압하고 체포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그러나 경찰의 의도와 달리 영상 공개와 함께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여경이 피의자 제압 중 "힘들다"며 식당 쪽을 향해 일반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모습이 노출된 것.

실제로 주취자가 발버둥을 치자 여경은 "남자분 한 명 나와주세요. 빨리 빨리, 빨리. 남자분 나오시라구요. 빨리"라고 외쳤고, 이후 한 남성이 "채워요?"라고 말하자 여경은 "네. 채우세요. 빨리 채우세요"라고 답한다.

영상을 본 많은 네티즌은 "수갑도 시민이 채웠다" "여경이 시민에게 명령하는 투도 말이 안 된다" "내 귀를 의심하게 된다" "아무리 급해도 위험상황에 시민에게 도움을 청하냐" 등의 비난이 줄을 이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경을 없애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범죄자를 제압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반 남성시민의 도움을 찾는 여경은 필요 없다"면서 "남녀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되지만 물리적 차이는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경에 대한 체력 시험을 남경과 같은 수준으로 시행해야 한다"거나 "여경을 안전하고 편한 직책에만 둬야 한다"라는 등 대안까지 제시됐다.

전문가는 제압 과정서 여경의 대처는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16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에 출연한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은 당시 여경의 현장 대처에 대해 "현장에서는 범법자라든가 시민들은 여자 경찰, 남자 경찰을 보는 게 아니다. '경찰이 출동했구나'라고 본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같이 출동한 동료 경찰 중 한 경찰이 (제압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에는 비난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자 경찰이 지구대나 파출소 현장 대처 능력을 키우는 곳에 가려고 하면, 굉장한 체력단련 같은 것, 또 자기가 스스로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등 소위 OECD 국가 선진국들을 보면, 여자 경찰관들이 끊임없는 노력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남경보다 여경이 먼저 범인을 검거하고 제압하는 형태를 보여 주고 있다"면서 "제가 남자 경찰 출신이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 현장에서 대처 능력을 요구하는 현장은 본인이 스스로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고 하면 현장에 나가면 안된다"라고 했다. 이어 "객관적으로 분석하면 현장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거죠. 잘못된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이 20일 '대림동 여경' 논란과 관련해 "해당 여성 경찰관이 역할을 다했다"며 공권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원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경찰청사에서 을지연습 준비 보고 회의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회의에는 서울지방경찰청 간부들과 일선 서장들이 참석했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원 청장은 "여경이 현장에서 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일선 서장들도 현장 공권력이 위축되지 않도록 찰 챙기고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원 청장은 "최근 조현병 환자 대응 등 여러 상황이 많은데 일선서부터 지방청까지 각자 제 역할을 해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라"며 "'비례의 원칙'에 따라 대응하는 경우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청장으로서 잘 챙기겠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례의 원칙'이란 경찰권의 발동은 사회공공 질서의 유지를 위해 참을 수 없는 위해나 위해발생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내에 국한돼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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