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일보] 우연히 전국에서 삼삼오오 모인 차 애호가들 앞에 수 백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귀한 찻잔들이 공개되었다.
고려시대의 우수한 청자문화가 쇠퇴하고 조선시대로 접어들어 서민적인 백자문화가 대중화 되었던 조선 초기 그러나 명나라에서는 화려한 다기 문화가 꽃피고 있었다고 한다. 특히 명과 청의 도자기는 그 화려한 색채와 섬세한 그림이 특징인데 특히 자그마한 찻잔에 그려진 문양은 차의 맛을 예술로 승화시키기에 필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식품에 비해 발효차는 고액으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 오래된 고급 보이차는 수 천만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특히 오래 숙성된 발효차는 몸을 따듯하게 해주어 전통 의학에서는 중요한 보신의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광양 정토사 주지 법진스님이 제조한 '마로단차'는 특히 청량하고 깊은 맛으로 참석한 차 애호가들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이날 다회에서는 200년된 차나무에서 채취한 차 그리고 50년된 발효차 등 여러가지 차의 품평이 이뤄졌다.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차맛은 역시 50년된 발효차였다. 이 발효차가 50년으로 추정되는 이유는 법진스님이 기증받은 차는 지인 스님의 것이었고, 지인 스님은 그의 은사스님의 유품으로 돈이 아닌 차를 선택했다고 한다. 은사스님이 보유한 기간을 계산하면 충분히 50년의 세월이 계산된다는 것이다. 가히 돈으로 계산될 수 없는 가치인 것이다.
커피의 인기에 가려 녹차와 발효차에 대한 인기가 식은 듯하지만 아직도 건강과 문화적 갈증에 의해 그리고 차명인에 의해 이어지는 차의 전통이 이곳 시골 작은 사찰에서 찾아볼 수가 있었다. 이곳 정토사에서는 젊은이들의 '청년차회(회장 장건우)'의 활동이 주목받고 있는데,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서 다양한 차를 시음하고 직접 채취, 제조하고 공동구매까지 할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