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의 기차역
-네덜란드 문학기행
김윤자
그 옆구리 살점이 보였을 때
물을 딛고 일어선 발목과
발을 휘감은 물이 보였을 때
해저 터널 정류장을 지나며 놀란 나의 두 눈이
어떻게 수용해야 할지
그러나 역광장은 평온하고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수많은 발걸음이 오가고
역광장 앞에는 예쁜 호수공원까지
물에서 시작하여 물로 이어지는 저 길
이 땅을 지켜주는 온순한 물과
물을 다스리는 따스한 손길의 합작으로
모든 시스템은 평화롭게 작동되고
한치의 어그러짐 없이
순탄하게 이루어지는 물과 인간의 조화
놀라운 생존, 놀라운 공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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