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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어려운 한자어‧외래어 79개 쉽게

서울시, 어려운 한자어‧외래어 79개 쉽게

  • 기자명 김삼종 기자
  • 입력 2014.05.1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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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실제 공문서 작성에 활용하도록 사용 실태 점검 및 직원대상 교육 강화할 것"

[서울시정일보 김삼종기자] “...구제역 재발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가족과 함께 뉴스 시청을 하던 중에 김○○씨는 “만전을 기한다는 게 무슨 뜻이예요?” 라고 묻는 초등학생 자녀의 질문에 ‘빈틈없이 일을 처리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해주었다가 “쉬운 말이 있는데 왜 어렵게 써요?” 라는 질문을 다시 받아야 했다.

'노점'→거리가게', '노약자석'→'배려석', '쿨비즈'→'시원차림' 등으로 용어를 순화해 쓰고 있는 서울시가 이해하기 어렵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한자어와 외래어 등 79개 행정용어를 발굴, 알기 쉽게 바꿔 쓰기로 했다.

예컨대, '갈수기'→'가뭄 때', '운휴하다'→'운행을 쉬다', '별첨'‧'첨부'→'붙임', '확행'→'반드시 하기', '가드닝(gardening)'→'정원 가꾸기', '업로드(upload)'→'올려싣기', '턴키(turn key)계약'→'한목 계약' 등이다.

순화된 행정용어는 시 공문서, 보도자료, 고시공고문 등에 사용하고 향후 시 홈페이지, SNS 등 시민소통 매체 전반으로 확산해 쉬운 우리말 쓰기에 적극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순화 언어는 시민단체의 용어 개선 제안 → 일반시민 ․ 관련부서의 의견 수렴
→ 전문가 자문 거쳐 → 서울시 행정용어 순화위원회 심의, 순화어 선정했다.

이번 순화어 선정을 위해 시는 작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사단법인 한글문화연대와 함께 서울시 공공언어 실태조사를 추진했고, 지난 4월 한글문화연대는 조사 결과를 정리해 순화가 필요한 행정용어를 시에 제안했다.

시는 일반시민과 시 직원 대상 설문조사, 관련 부서의 의견 수렴, 전문가 자문을 거치고, 최종적으로 서울시 행정용어 순화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79개의 순화어를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79개 행정용어는 ①뜻이 어렵거나 관행적으로 쓰고 있는 한자어 30개 ②무분별하게 남용되는 외래어 36개 ③적절한 우리말 표현이 없는 외래어 13개다.

맹지(盲地)는 '길 없는 땅'으로, 취합(聚合)하다는 '모으다'로, 갈수기(渴水期)는 '가뭄 때', 혹서기(酷暑期)는 '무더위 때' 로 고치는 등 어려운 한자어는 쉬운 우리말 표현으로 바꾸기로 했다.

맹지(盲地)는 도로와 맞닿은 부분이 전혀 없는 토지를 이르는 말로, 처음 듣는 사람이 바로 뜻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시는 관공서에서 주로 사용하는 확행(確行)은 '반드시 하기'로 바꾸고 만전(萬全)을 기하다는 '빈틈없이 하다'로 고쳐 사용하기로 하는 등 관행적으로 쓰고 있는 한자어 투의 표현도 순화했다.

소인(小人), 대인(大人)과 같이 평소 대화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말은 일상어인 '어린이'와 '어른'으로 바꿔 쓰고, 동년(同年)은 '같은 해'로, 금년(今年)은 '올해'로 바꿔, 되도록 우리말을 쓰도록 하되 너무 생소하지 않고 알기 쉽게 표현하는 원칙을 따랐다.
또, 무분별한 외래어의 남용을 막기 위해 외래어 대신 우리말을 우선해 사용하도록 하고, 마땅한 쉬운 표현이 없어 외래어를 쓰는 경우에는 뜻을 쉽게 알 수 있는 새 용어를 제시했다.

프로젝트는 '사업', 매뉴얼은 '안내서', 마스터플랜은 '종합계획', 페스티벌은 '잔치' 또는 '축제'로 바꿔 불필요한 외래어 사용을 피했다.

볼라드, 아카이브, 렌트푸어처럼 마땅한 우리말이 없어 외래어를 쓰는 사례에 대해서는 '길말뚝', '자료곳간', '세입빈곤층' 같이 누구나 뜻을 이해하기 쉽게, 새 용어를 제시했다.

볼라드는 도로의 차량 진입방지용 말뚝을 이르는 용어이며, 아카이브는 따로 사용하거나 저장하기 위해 모아 놓은 자료나 저장소를 말한다. 렌트푸어는 소득의 대부분을 전세비용에 쓰느라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다.

설계에서 시공까지 사업 전체를 포괄하는 계약인 '턴키계약'은 한꺼번에 모아서 계약한다는 뜻이 잘 전달되도록 '한목계약' 또는 '일괄계약'으로 순화하고, 책을 주제로 하는 카페로 손님들이 차를 마시고 책도 읽을 수 있는 '북카페'는 '책찻집'으로 사용하도록 권장한다.

한편, 시는 순화어 선정 내용을 전자문서시스템의 ‘바른 행정용어’ 게시판에 올려 시 직원들이 공문서 작성에 활용하도록 하고, 순화어 사용관련 직원교육과 정기적인 업무공지를 시행할 계획이다.

김선순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은 “이해하기 쉬운 공문서는 시민과의 소통을 넓히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라며 “이번에 선정한 행정순화어를 직원들이 실제 공문서 작성에 잘 활용하도록 사용 실태 점검과 함께 직원대상 공공언어 교육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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