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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본 세계, 네덜란드 [튤립 꽃 시장]

시로 본 세계, 네덜란드 [튤립 꽃 시장]

  • 기자명 김윤자 기자
  • 입력 2014.05.0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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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 꽃 시장
-네덜란드 문학기행

김윤자

꽃만 보시면 안 됩니다. 가슴으로 읽어야 합니다.
빨강, 노랑, 주황, 파랑
보라, 하양, 천상의 꽃물결이
이성을 밀어내고, 감성을 적시어도
이것 하나만은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차가운 터에서, 차가운 손으로 일구어낸
목숨의 꽃, 나라의 꽃이라는 사실을
백이십 개국에 수출하는 광활한 노점 화훼단지
큐켄호프 꽃 정원 전망대에서, 대로변에서 본 꽃밭은
꽃을 떠난 경이로움, 소슬한 비경입니다.
바다의 짠물을 딛고
서걱이는 모래를 헤집고 일어선 풍요
보석이 구르는 들녘입니다.
잘 생긴 튤립 꽃, 하나 만나거든
꽃만 보지 마시어요, 시린 땅에서 온 생명입니다.
색상이 아름답다 하기 전에
피와 땀으로 물들인
네덜란드 국민의 눈물겨운 손길을 먼저 그리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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