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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종, 국가, 종교를 뛰어넘는 참선수련

[미국] 인종, 국가, 종교를 뛰어넘는 참선수련

  • 기자명 김상록 편집국장
  • 입력 2019.04.19 22:24
  • 수정 2019.04.19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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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조용히 번지는 참선과 명상

- 미국인, 콜롬비아인, 시리아인, 기독교인도 마음을 열게 하는 명상

- 요즘 미국 사람들이 참선이나 명상, 요가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심신의 건강을 회복하고 되찾기 위해서

                  <상단 사진 옆 화살표시를 누르면 슬라이드 형식의 다양한 사진을 볼 수 있다>

[서울시정일보] 나는 지난 4년 간 미국에서 영화 선사의 지도 하에 참선 교실을 운영하면서 우여곡절이 너무 많았다. 미국이기 때문에 참선 교실에 찾아오는 학생들 참으로 다양하다. 학생들의 민족, 종교, 나이도 천차만별이니, 백인, 흑인, 중동인, 중남미인 등의 여러 민족과 천주교, 이슬람교, 심지어는 미국 인디언 부족의 종교를 수행하는 사람도 와서 함께 참선한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참선의 자세 중 가장 으뜸이라는 결가부좌 자세를 권장하는데, 미국은 대부분 사람들이 입식 생활을 하다 보니, 바닥에 양반다리로 앉기 어려워 하는 경우가 많다. 평평한 바닥에 양반다리로 앉으려면 무릎이 완전히 공중에 있는 경우도 있고, 한쪽 발이 반대쪽 허벅지 위로 아예 못 올라갈 정도로 몸이 뻣뻣한 사람들도 많다. 이런 사람들을 바닥에 앉으라고 하면 매우 아프기 때문에 이 자세를 하면 다칠 까봐 무서워 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참선을 지도하는 사람이 학생들을 안심시키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고, 야단 치기도 하면서 결가부좌에 도달하도록 차분하게 지도해야 한다.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쉽게 반가부좌로 앉을 수 있고,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처음부터 결가부좌로 앉을 수 있는 것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결가부좌 자세에 도달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어떤 경우에는 결가부좌로 앉게 하는데 몇 달 이상 걸릴 때도 있다. 또 이런 어려움 때문에 중도 하차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으니, 지도하는데 많은 인내가 요구된다. 모든 참선 교실은 무료로 하는데, 보시 문화가 있는 한국과는 달리, 자진해서 보시하는 학생도 거의 없다. 영화 스님은 남을 돕고 싶다면 내가 먼저 손해를 보아야 한다고 가르쳐 주셨다. 그래서 나는 배운 대로 내 돈과 시간을 들여, 다른 이들의 불평과 불만들을 매일 들어주었다.

 

요즘 미국 사람들이 참선이나 명상, 요가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심신의 건강을 회복하고 되찾기 위해서이다. 특히 요즘은 젊은이들도 우울증, 불안증, 불면증, 만성피로, 통증 등을 극복하기 위해 명상 또는 참선 교실을 찾는다. 이런 사람들에게 결가부좌를 권장하면서, 이들이 쏟아내는 불평을 다 들어줘야 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나도 또한 내 마음을 계속 들여다 보며, 내 마음 속을 더 살펴봐야만 했다. 어떨 때는 들어주고 들어줘서 내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도 있는데 그 때가 바로 내 자신도 수행에 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아무리 한계가 부딪혀도 항상 학생들의 문제를 먼저 살펴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우선 순위로 놓아야만 이들을 도울 수 있으니, 내 마음에 올라오는 번뇌는 계속 버리고 또 버려야만 했다.

 

영화 스님이 나에게 말씀하시길 내가 옳고 그르다고 믿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학생들이 수행을 통해 어떤 결과를 얻고 싶어하는지 살펴보는 것이라고 했다. 내 이익을 찾지 않고 학생들의 문제부터 살피니 언어, 민족, 나이, 종교에 상관 없이 사람들은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그리고 참선 교실의 학생들도 나와 함께 한 마음이 되어 새로 오는 학생들에게 더욱 자비롭게 대하게 되었다.

 

이렇게 셀 수 없이 많은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부자이든 가난하든, 나이가 적고 많든, 어떤 종교를 믿는지에 상관없이 다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스스로 마음 속의 시비를 줄이니, 많은 이들이 참선을 통해 번뇌를 줄이고 원하는 것을 찾아갈 수 있었다. 그러니 나는 참선교실에서 불교라는 단어를 쓰지 않지만, 학생들은 모두 수행을 통해 고(고통)과 번뇌를 줄이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들은 각자 집으로 돌아가 더 좋은 아내, 직장 동료, 더욱 참을성이 있는 선생님이 되어 갔다. 그러니 우리가 하는 참선 교실에 오는 학생들은 천주교, 이슬람교, 미국 인디안 종교, 기독교인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열어 서로를 독려하고, 또 다른 이들도 함께 참선을 배울 수 있도록 서로를 독려하기 시작했다.

 

<독자 기고자> 한혜현 (Shana Han)은 건국대 미생물공학, 경영학 졸업. 현 미국 주식회사 한스더마 대표이사. 미국 공원에서 참선설립자. 미국 전역에서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챤 메디테이션 (참선)”을 소개하고, 미국 내 한인사회 참선 지도자로 활동 중이다. 미국 위산사의 영화 선사의 제자로 현재 한국어 통역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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