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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본 세계, 이탈리아 [콜로세움]

시로 본 세계, 이탈리아 [콜로세움]

  • 기자명 김윤자 기자
  • 입력 2014.04.0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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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
-이탈리아 문학기행

김윤자

로마 도심, 곳곳에서 보이는 대로에
잘 생긴 사자 한 마리 앉아 있더라고
갈기도 허물어지고, 이빨도 빠지고
발톱과 뼈만 드러내며 용맹을 세우고 있더라고
늙어서 동그랗게 오그라진 형상으로
그래도 빗장을 채워 마지막 자존은 지키고 있더라고
이렇게 전하면 너무 예민한 펜끝일까
서기 칠십이 년, 네로 궁전 뜨락의 연못에
유태인을 데려다가 팔년 동안 지은 원형 경기장
대리석과 대리석을, 청동과 납으로 이어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신화가
이천여 년 가까이 지켜지고 있으니
생사를 겨루는 검투사와 짐승의 울부짖음보다
더 지독한 표상이다.
고대 로마 유적 중 가장 큰 규모로 로마의 상징이다.
말과 마차, 그 옛날 복장의 병사들이 역사를 재현하는데
야외 정원에는 신혼부부의 스텝이 아름답다.
세월은 많은 것을 제련한다. 가까이 다가갔을 때
무거운 위용을 내려놓은 너그러운 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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