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리 섬 유람선
-이탈리아 문학기행
김윤자
소렌토 도시의 끝자락도 멀어지고
멀리 폼페이 베수비오 화산도 아련히 보이고
작은 섬 조각에 해송도 보이고
바닷물에 씻겨나간 해벽도 보이고
그러다가 망망대해 가운데로 바람을 가르며
고독한 뱃길을 달리는 유람선에서
사람들은 행복에 젖어 있다.
바다에 대한 낭만과 카프리 섬에 대한 기대로
달려도, 달려도 아름다운 시간이다.
나의 시선은 바다 위에 고정되고
가슴은 시심에 젖는다.
바람과 함께 갑판에 서서
자유로이 흩날리는 머리카락과 감정들을
원색으로 허락하며
웃는다. 소리친다. 노래 부른다.
누가 막겠는가, 이 바다의 황홀한 반사를
누가 지우겠는가, 배 후미에 포말지는 고혹의 물보라를
카프리 섬 고운 아씨, 천연의 질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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