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렌토 항구
-이탈리아 문학기행
김윤자
돌아오라, 소렌토로, 돌아오라
가난한 갯내음과 촉촉한 향수의 야자수가 흐드러진
이탈리아 남부 지중해, 그 바다에서
기억 저편의 선율을 건져 올리며
가슴으로 노래를 부른다.
깊고 푸른 애상, 뜨거운 전율로 출렁이고
뚝 끊어진 절벽 아래
고요히 열린 바닷길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사람이 돌아올 것 같은
마른 회억의 배회로 행복한 시간이다.
다 정지된 시간, 바다가 세월을 지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몇 살인가
정박한 뱃전을 서성이며
나는 카프리 섬으로 간다고, 다시 이곳으로 오지 않고
카프리에서 나폴리 항구로 간다고
그리고는 로마로 돌아간다고, 고운 이별을 전한다.
계관 시인 따소의 고향, 소렌토
그 바다, 그 항구에서 시심에 젖어 노래를 부르다가
내가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떠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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