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 기차
-이탈리아 문학기행
김윤자
아무 것도 모른단다.
눈물도 없단다.
내일만 바라보고 달린단다.
슬픈 얘길랑 하지 말란다.
비루한 회상을 털고
이탈리아 남부 빈민 도시의
희망으로 주렁주렁 매달린
오렌지를 보란다.
가벼운 기계, 키 작은 기계가
그날의 참상을 잊고
고요한 들녘을 가로지르며
길고 긴 터널도 뚫고
폼페이 항구를 지나
소렌토역으로 달려간다.
이곳 사람들은 눈감고 가지만
나는 차창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폼페이 최후의 날, 그에 대한
작은 해답 하나 얻을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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