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오, 장자연 사건 공개 증언
윤지오, 장자연 사건 용기 있는 결단
장자연 유서, 윤지오 목격

[서울시정일보 김수연기자] 윤지오가 고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최근 '성추행 목격'을 공개증언하는 등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렸다.

고 장자연의 동료 배우 윤지오가 7일‘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이 목격한 장자연의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장자연의 유서에 대해 목격한 바를 말했다. 윤지오는 "유서가 4장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유족분들이 보시기 이전에 제가 먼저 봤다"며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것들까지 봤다"고 했다. 해당 유서에는 장자연이 받았던 부당한 대우에 대한 호소와 한 페이지 넘는 분량의 이름들이 쭉 나열돼 있었다고 했다.

윤지오는 장자연의 유서로 알려진 문서에 대해 "법적인 대응, 투쟁을 하기 위해 남긴 문건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 근거로 문건이 목차처럼 나열이 되어 있었고, 이름이 기재됐고, 지장까지 찍혀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하지만 '왜 투쟁하지 않고 목숨을 끊었을까요?'라는 질문에는 "저는 그 부분도 굉장히 의아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윤지오는 소각된 리스트 중 이름 중에서 '특이한 이름'이 있다고 했다. 그는 "좀 특이한 이름이었다. 일반적인 이름은 아니었다"며 "경찰, 검찰 쪽에서 먼저 공개를 해 주시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장자연 사건은 지난 2009년 3월7일 자살한 장자연이 '소속사 대표로부터 유력인사들의 술자리 접대를 강요했다'는 유서를 남겼다. 유서에는 접대를 받았던 이들의 이름도 포함됐다. 다만 검찰 조사에서 유력인사들의 증거는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됐고, 장자연 소속사 대표와 장자연 전 매니저만 기소됐다.

시간이 흘러 이 사건은 문재인 정부 때 다시 부각됐다.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장자연 사건 재수사 요구가 빗발친 것이다. 이에 수사당국은 작년 6월부터 재조사에 들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장자연의 동료인 윤지오가 최근 본인의 실명·얼굴을 공개하며 증언에 나섰다. 윤지오는 지난 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가해자들이 떳떳하게 사는 것에 대한 억울한 심정으로 인터뷰에 임하게 됐다"고 했다.

윤지오는 계속해서 "이러한 사건이나 사고에 대한 상황이 (캐나다에서는) 공개적으로 진행이 된다. 캐나다의 경우는 피해자나 가해자 이름과 얼굴이 다 공개된다. 또 그런 게 당연시 여겨진다. 피해자가 숨어서 사는 세상이 아니라, 존중을 받는 걸 보면서 우리나라도 그래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진술을 한 후 잃은 게 더 많았다. 그럼에도 관련자들은 대표 한 사람 빼고는 처벌 받은 사람이 없었다"고 부연했다.

한편 정의당이 배우 윤지오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윤지오 공개증언 다음날,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상무위원회 모두발언을 통해 "윤지오의 용기 있는 증언으로 장자연 사건 진실이 또 한 겹 벗겨졌다"며 "장자연 사건은 언론-재계-법조계 등 권력 핵심부에 위치한 기득권인사들이 한 여성을 철저하게 유린하고 죽게 만든 사건"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장자연 사건 재수사를 벌이는 만큼, 고인에 대한 성폭력 가해자는 물론 수사은폐 의혹까지 한 점 남김없이 낱낱이 규명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윤지오의 고통은 '미투(성폭력 고발 캠페인)' 여성들이 겪은 것과 다르지 않다. 장자연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실규명 못지않게, 진실을 위해 용기를 낸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보호시스템 또한 제고돼야 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