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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본 세계, 뉴질랜드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

시로 본 세계, 뉴질랜드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

  • 기자명 김윤자 기자
  • 입력 2013.08.2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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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
-뉴질랜드 문학기행

김윤자

마른 평원의 끝점에서 만난 거대한 산맥
예사롭지 않은 지역임을 알리는 것은
마오리족의 애국가 격인
연가, 포카레카레아나를 부르면서 입장할 때부터
거룩한 지역이거나, 신비의 숲일 거라는 예감으로
차창에 눈이 고정되고
점점 신의 입김 가득 고인 나무터널로 들어가며
운무와 비에 젖은 땅에서 펼쳐지는
장엄한 생명의 축제
흐르는 물마다 약수고, 고사리가 야자수처럼 솟구친
연중 삼백일 동안 내리는 비가 칠천 밀리
먹을 것이라고는 비와 바람뿐인데
큰 키에 반들반들 빛나는 저 나무들의 행복
자연에게서 얻은 것은 고스란히 되돌려주는 나라
죽은 나무 하나라도 건드리면 벌금을 낸다니
수명을 다하여 쓰러져 누운 고사목까지
이끼 기둥으로 환생하여 평화로이 드러누운 축복의 땅
동부의 건조한 황갈색 초지가
생명을 태우며 양보한 비가 일구어낸 기름진 성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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