콥서른 호텔
-뉴질랜드 문학기행
김윤자
옆으로 층수가 늘어난 호텔을 보셨나요
곁으로 보기에는 삼층인데
언덕 속에 숨어
호수와 상면한 이층을 더하면
위로는 오층이지만
꺾어지고 또 꺾어지고, 돌고 또 돌고
날개처럼 양 옆으로 뻗으며
혹은 ㄷ자로 맴도는 미로의 객실들
지상으로 올린다면 수십 층이 될 호텔입니다.
분명, 뉴질랜드 남부 도시 퀸즈타운인데
로키산 매리어트 호텔에 온 착각으로
크림 향내 스민 목조 호텔의
아담한 복도가 예뻐서 걸어보고
창 밖 정원이 아름다워서 걸어보고
오층 테라스에 나가
와카티포 호수의 뽀얀 운무에 젖어보고
그러다가 나의 방으로 가는
그 아득한 길을 헤매곤 했지요.
땅이 넓은 나라의 호텔은 그랬습니다.
저작권자 © 서울시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