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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본 세계, 뉴질랜드 [마운틴 쿡 만년설]

시로 본 세계, 뉴질랜드 [마운틴 쿡 만년설]

  • 기자명 김윤자 기자
  • 입력 2013.08.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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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틴 쿡 만년설
-뉴질랜드 문학기행

김윤자

로키산맥 한 자락 들어다가
대평원에 앉혀 놓은 환상
눈앞에서 좀 멀리 떨어진 것 빼고는
길이의 장대함도
만년설에 뒤덮인 몸체도
너무나 동일하여서

저 설산에 스키 타러 간 사람 중
십분의 일은 그곳에 영혼을 묻는다는데
돌아오지 못하는 확률을 알면서도
여전히 줄지어 오르는 것은
죽음보다 아름다워서

지구의 온난화로 가슴팍이 허물어져도
삼천 팔백 미터 만년설봉이
흰구름에 싸여 하늘에서 내려오지 않는 것은
눈물겨운 지존, 소슬한 고독이 여물어서

그러다가 살점을 녹여 키운 데카포 호수에서
시초의 눈망울이 석양에 웃고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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