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터베리 대평원
-뉴질랜드 문학기행
김윤자
신이 다림질한 땅이구나
한 점 흠 없는 영토에
원시의 바람에 날려 온 풀씨들이
도란도란 모여 푸른 눈뜨고
평화를 깔아 놓았구나
천연의 들녘인데
어느 풀 한포기 불쑥 일어섬 없이
넘어지거나 쓰러짐 없이
강한 빛도, 약한 빛도 없이
평정으로 다독여온 남극의 대평원
천 년 전 무인도로 잠들었던 땅에
사람들이 들어와 살고 있지만
아직도 이곳은 영원한 무인도
잠들지 못하는 고독이
점 하나로 달리는 버스의 차창에
매달려 따라온다.
눈물 고운 땅, 어머니 같은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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