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최종편집:2024-03-28 20:01 (목)

본문영역

시로 본 세계, 체코 [천문 시계탑]

시로 본 세계, 체코 [천문 시계탑]

  • 기자명 김윤자 기자
  • 입력 2013.05.30 06:07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문 시계탑
-체코 문학기행

김윤자

이 순간만큼은
다 놓아버리자고 맹세한 듯이
동일한 사고와 표정으로 모여든 세계인들이
씨 가득 박힌 해바라기 꽃 덩이가 되어
구시청사 외벽에 장착된
천문 시계탑에 시선을 집중하는데
정각이 되자
꼭대기에 앉은 황금 닭이 울고
시간의 종소리에, 죽기 싫다고 고개를 흔드는
허영, 탐욕, 정복욕 조각상들
해골은 이 모든 것들이
죽음 앞에서는 소용없음을 알리며
시간의 줄을 잡고 춤을 춘다.
깊은 의미의 영롱한 메시지가 담긴
이 시계를 제작한 기술자는
다시는 이런 위대한 시계를 제작하지 못하도록
눈을 멀게 했다고, 그래도
높은 곳 두 개의 창문을 열고 스쳐지나가는
예수의 열두 제자는 고요한 미소로
용서와 사랑, 평온을 세상에 깔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시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