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탑 호텔
-체코 문학기행
김윤자
덩치가 크다는 것 말고는
건물 외형이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평범한 분수가
정원 가운데 자리한 것 말고는
뜨락이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천여 개 룸의 금빛 열쇠가, 안내 데스크에
보물처럼 매달렸을 뿐
복도와 로비가 그리 우아한 것도 아닌데
그 어떤 힘이 있어
단단한 공기가 흐르는 걸까
분명 달랐다. 다른 나라에서는
자유롭게 드나들던 호텔 식당이
이곳은 엄격한 카드 검색으로 재출입이 어렵고
룸에서 마음대로 사용하던 컬렉트 콜 전화가
사십 유로의 보증금을 맡겨야 되고
자기 집안의 인테리어도
못 하나, 허락 없이는 못 박는 나라
철저한 규범 속에서 살지만
그건 아름다운 구속
돌아서서 얻은 탑, 최고의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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