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하모니 호텔
-오스트리아 문학기행
김윤자
유럽의 엘리베이터에서
우리 의식 속의 1층은
0 혹은 P로 표시한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었지요.
하지만 엘리베이터의 문을
앞으로 당겨야 탈 수 있고
두 손으로 밀어야 내릴 수 있다는
방법까지는 몰랐어요.
그래, 좀 신기하기도 하고
알고 나니 재미있기도 했어요.
다음날, 유리 창문을 열었을 때
밝음에서 드러나는 놀라운 사실
담쟁이 넝쿨이 내가 머문 오층까지 오르다니
달려나갔지요. 궁금했지요. 바깥 풍경이
출입문과 창문만 제외하고는
호텔 벽이란 벽은 모두
담쟁이 넝쿨 파란 잎새로 나풀거리고 있었어요
아, 그랬군요
오랜 역사를 지녔기에
엘리베이터도 깊은 연륜으로 고전적이었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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