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슈테판 성당
-오스트리아 문학기행
김윤자
비엔나가 수도로 정해지면서
함께 역사를 쌓아온 팔백 년의 세월만큼
거룩한 용모로 가꾸어 온
빈의 얼굴, 빈의 상징이라 입력하면
후일, 내 기억상자 속에 담아가는 이 순간의
저 높고 우람한 성당은 결코 잠들지 않으리라
더 정확히는, 오페라 하우스에서
링거리 안쪽 구시가지 중심부를 향하여
성당까지 걸어가며
생생한 빈의 자유, 빈의 평화를
가슴으로 본 일
또 하나의 보랏빛 회억은, 큰 검둥개가
백 미터가 넘는 첨탑과 마주앉아 응시하던 눈빛
마차도 옛 걸음으로 지나가고
사람과 동물, 차량행렬이 하나 되는 고고한 순례
이곳에서 거행된
모차르트의 결혼식과 장례식
그날의 장엄한 미사곡까지
내 뇌리 속에 심어가면
북탑에서 울리는 성당의 종소리가 들릴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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