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라이 호텔-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 외객을 위해서라면 눈물겨운 정경이고자국을 위해서라면 넘치는 희생이라는 연민해변도 아닌 하노이 도심에서바다 같은 호수에반쯤은 몸을 담그고 선 모습그래서 아름답고, 그래서 몸값이 비싸고체제가 무너지기 전에는 국가에서 관리하던 호텔이라고극과 극의 차...
하노이 탁롱 다리-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 베트남의 역사를 알면결코 행복한 다리만은 아니다.일본의 잔재가우리의 땅 곳곳에 남아 있듯이프랑스의 잔재가이 나라 땅 곳곳에 남아 있다.하노이 홍강 위에 놓인 삼점사 킬로미터탁롱, 잘 생긴 긴 다리떠오른 태양, 비상하는 용의 상징이다.여름철 황토물...
베트남 하노이 공항-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 입국할 때 까다로운 눈빛이라 하여다투시면 안 됩니다.특히 젊은 남자에게는작은 기계를 얼굴에 들이대며사진을 찍더라도두려운 일은 아닙니다.모두 공산주의 잔재에서 오는껄끄러운 관습이라이해하시면 됩니다.항구에서 배를 타도호텔에 부부가 들어가...
와트마이 작은 킬링필드-캄보디아 문학기행 김윤자 해골탑 유리 창고 속에서찬란한 환생을 꿈꾸는해골과 팔, 다리, 뼈 조각들이태양 빛이 휘도는 줄도 모르고영면에 잠기어자유로이 뒹굴고 있으니누가 이들 앞에서 살아있다 하겠는가나의 뼈 하나, 그곳에 있는 것 같아몇 바퀴를 돌아도공허한 갈증은 ...
수상가옥 이사 풍경-캄보디아 문학기행 김윤자 오늘, 참 진귀한 풍경을 봅니다.나는 유람선을 타려고 온 이방인인데내 앞에서 떠가는 배는수상가옥을 싣고 이사 가는 중입니다.짐을 통째로 싣고 갑니다.뗏목을 깔고 지은 수상가옥이기에그대로 들어 이사 갑니다.짐을 싸거나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캄보디아 수상촌-캄보디아 문학기행 김윤자 지구상의 마지막 남은 행복이 여기 있다면무엇으로 행복을 사시겠습니까땅, 아파트, 이곳에서는 거래되지 않는 품목입니다.명예로 행복을 사신다 하십니까그것도 이곳에서는 거래되지 않는 품목입니다.물 위에 보드라운 집을 짓고돼지와 닭을 기르고, 채소를 재...
톤레삽 호수-캄보디아 기행 김윤자 때로는 호수가 생명의 땅이라고포근한 대지라고뜨겁게 절규하는 이 물 바다에서함묵으로 유람선에 올랐고물 위에 세운 수상가옥, 수상가게, 교회, 학교, 운동장을가슴에 담으며시각의 마른 사념은 증발되고달려도, 달려도 끝나지 않는 물의 마을그 누옥에서 피어나...
씨엠립의 출근 풍경-캄보디아 기행 김윤자 오토바이를 사면맨 먼저 백미러를 떼어 버리고그것은 곧바로 개인용 자가용이 되기도영업용 택시가 되기도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린다는이 나라의 습성 때문이라 하지만수많은 지배의 고리에서주권을, 국토를 잃었던 설움에서아픈 과거를 들춰보...
킹돔 앙코르 호텔-캄보디아 문학기행 김윤자 정글 속에 묻혀 있던앙코르 와트가 프랑스 학자에 의해세상에 출현하면서캄보디아는 세계인의 걸음을뜨겁게 수용해야 했고혹자는 세계 칠대 불가사의라 하기도혹자는 정밀분석 중이라고 하기도어쨌든, 중요한 것은앙코르 와트 근교의 도시 씨엠립이수도 ...
압살라 민속공연-캄보디아 문학기행 김윤자 앙코르 와트 회랑 부조에서우주가 빛을 찾던 날, 히말라야 서역 바다 속뱀의 신이 용솟음치던우유 거품 위에 떠오른 요정, 압살라승리의 신, 선의 귀여운 신그들이 무대 위에서손가락을 꺾어 기를 우주로 내보내며신과 인간의 합일을영혼의 몸부림으로 외치는...
프놈바켕 일몰-캄보디아 문학기행 김윤자 산 옆구리 힘든 오름길을사람들이 한 물결로 오르는 것은태양의 마지막 순간이 거기 있을 거라고그 기대 하나면 족한 것을산정, 광활한 마당에 도착했을 때해보다 먼저 나와장엄한 목숨으로 맞이하는초기 유적지 바켕 사원앙코르 와트, 신의 세계에 오르던 준엄...
타프롬 사원-캄보디아 문학기행 김윤자 나무가 사원을휘휘 감아 오른다 하면크고 굵은 뿌리로사원 지붕을, 담장을 기어오른다 하면밖으로 튀어나온 뿌리가단단한 근육질로 여물어사원의 문이 되고, 문설주가 된다면상상이 되십니까사원의 지붕에서, 옆구리에서발바닥에서, 겁 없이 솟아오르는 나무의...
방수 나무 찌우대-캄보디아 기행 김윤자 영혼의 피, 몸을 태워서인간을 위해 쏟아내는 방수액옆구리 살점을 파서큰 구멍을 내놓고줄줄 흐르는 액체를 받는다.그 진액을 발라집을 짓기 때문에나뭇잎을 엮어 지어도비가 새지 않아 살 수 있다고독초 곁에는 생명초가 있어들짐승이 산다 했던가일 년의 ...
앙코르 와트-캄보디아 문학기행 김윤자 아름다운 여인들이손만 대면 떨어지는 정교한 예술로나지막이 앉아지구를 떠나는 태양빛 한줌에도붉은 사토의 꽃봉오리마다신의 역사를, 인간의 역사를, 우주의 역사를찬란한 언어로 읊는다.악마의 가슴을 찢는 비슈뉴 신해와 달을 관장하는 인디라 신...
바이욘 사원-캄보디아 문학기행 김윤자 바라보기조차 아득하고시선을 양옆으로 늘여 나가도 담기지 않고인간의 한계로는 넘어설 수 없는신의 우주, 장엄한 고독 속에서역사의 바늘을 거꾸로 돌리며첨탑 봉오리마다 부처가 웃고 있다.봉오리 하나에 네 조각의 부처가 하나를 이루며모든 것이 완...
바푸욘 사원-캄보디아 문학기행 김윤자허물어진 살점을부끄러워하지 않는 나라에서무너진 지붕을프랑스인들이 들어와 고치고 있다.자국의 기술로는 보수가 어려워서 그렇다는데프랑스의 지배를 받아온 나라에서아직도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는 잔재 같아내 조국, 지배의 시린 마디가 떠올라가슴 아린 풍경...
앙코르 톰-캄보디아 문학기행김윤자국왕이 거하던 집입니다.그런데 화려한 궁전이나, 높은 대문을연상하면 안 됩니다.걸어도, 걸어도 그런 흔적은 없습니다.숲 속 드넓은 광장, 입구 벽면에코끼리 부조 조각상이 줄지어 새겨져 있고왕의 연단과 복도였던 긴 자락그리고 나무 사이에 신의 탑 열두 개허름...
앙코르 와트-캄보디아 문학기행김윤자연꽃 봉오리 첨탑들이 하늘 우러러죽은 왕이 신이 되어 내려오는 길을 밝히고 있다.네모로 내려온다 하여 네모로 앉은 사원장대한 폭과 넓이, 우람한 높이까지불심은 거대한 돌덩이로 켜켜이 다져 오르며천지창조의 현상계에서 신의 세계까지완벽한 우주, 인간과 신의 ...
복을 주는 뱀-캄보디아 문학기행 김윤자 뱀이 복을 준다고 믿는신기한 나라다.사원의 정문에서부터 난간 끝까지코브라 뱀이 휘감고 있다.가도, 가도 꼬리는 만나기 힘들다.징그러운 뱀이 사랑받고 있다.사원은 물론 건물마다수없이 만나는 뱀 조각상이다.한갓 미물을복을 준다하여 신성시 하고 있다.땅...
슈가 팜트리-캄보디아 문학기행김윤자슬픈 역사를 말해주는무서운 나무다.야자나무와 비슷하여 아름다운데줄기가 톱날처럼 날카로워한번 베이면특이한 진으로 봉합이 안 된다.학살용으로 쓰이던 나무로바닥에서 사람의 목이 닿는 높이까지는피가 묻어 있어피의 나무, 학살의 나무, 지옥의 나무로불리어 왔다.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