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건물 물결-그리스 문학기행김윤자지중해의 강렬한 빛은아테네 시가지를 하얗게 키운다.머리가 뜨거워도 참아내고태양과 마주하여나신의 순수로 빛을 흡입하는그리스의 하얀 지존산모롱이 돌아가도에게해 유람선에 올라도석회암과 대리석으로 꽃 피운하얀 건물 물결신이 창작한 장엄한 학의 ...
석회암 민둥산-그리스 문학기행 김윤자 산아, 애처로운 산아내 조국의 산으로 가자사계절 색색의 혼을 풀어강산을 장식하는한반도의 거룩한 산, 그 품에서공으로 주는 사랑으로영글어서 다시 이곳에 오자비가 비껴가는 영토에서뜨거운 태양에 숨통이 조여서조상 대대로 뼈다귀만 물려받은불쌍한 산,...
아테네 공항-그리스 문학기행 김윤자 그리스의 화사한 빛과첫 상면이다.새벽 한 시, 어둠을 가르고 온 이방인에게곳곳의 빛이 나와 감싸 안는다.조명도, 원색 그림도, 카트기 장식물도가슴까지 열어 발하는지중해의 정열, 뜨거운 마중이다.
몽고 고비사막 김윤자 칼을 물고 꽃을 피웠다 해도저리 아프진 않을 거다.부드러운 인내에 바람이 베이고달아나는 저 능선마른 영혼 앞에서봄을 노래하면 일어설까서걱이는 살점목숨도 숨기고, 주검도 숨기고따스한 지구의 이마를 바라보며새로운 부활을 꿈꾼다.
호치민 묘소-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 백성들을 불러 모아자주독립을 선포하던 바로 그 자리에무덤 하나 꽃 피었습니다.유리관 속에서 방부 처리된 시신이수많은 사람의 눈과 귀를 흡수하고애국의 심지로 불을 지핍니다.베트남 사회주의 만세호치민 주석이여 영원하라, 푸른 구호가게릴라전으로 외적을 ...
바딘 광장-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 영혼의 집이 드높이 펄럭이고작은 나무가 이곳에서는 큰 나무로 솟고오토바이 굉음이 하노이 도심의 길목마다 진동해도여기는 드넓은 가슴팍넓은 폭으로 길게 뚫린산 자를 위해서가 아니고, 죽은 자를 위해서묘소와 국기와 향로탑이일직선으로 서서생시의 맥을 불 ...
한기둥 사원-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 아름답다 하면연못 속에 외발로 선 발목이시린 눈으로 바라보고애달프다 하면연꽃으로 피어 오른 지붕이화사한 가슴으로 다가오고왕에게 후사가 없어 근심 중연꽃 꿈을 꾼 후에왕조를 이을 아들을 얻게 됨에물 위에 핀 연꽃처럼하나의 꽃대와 한송이 연꽃으로...
시클로 시티 투어-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 어떤 이는 지옥체험이라 하고어떤 이는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온 것이기적이라고, 하얀 언어를 내밷지만일생을 만나도 다 만나지지 않을수천, 수만 대의 오토바이 물결 속을함께 유영한 것은인간과 기계의 장엄한 축제였다.앞쪽의 인력거에 한 사람을 태우고뒤쪽...
문학 사원-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 학문에 이르는 길이 그리도 멀어서삼강오륜을 접목시킨다섯 개의 문을 넘고 넘어서야학문을 잘 닦으라는 붉은 색 지붕의 문묘대학에 이르렀다.공자묘가 있고공자 사상을 교육하던 우리의 국자감, 성균관이다.과거에 급제한 젊은이들이손을 씻던 천검 연못은여전히...
베트남의 들녘-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 아우 같은 들녘닮아서, 정겨워서, 부지런해서쟁기에 소몰이로 흙을 파고고깔모자 여인이 지아비를 돕고 우리의 새마을 운동을 배우려뒤따라오는 어여쁜 들녘논도 반듯, 집도 반듯어두운 그늘이 떠나가는어울릴 수 없던 벽이 무너지는 아직도 아물지 않...
베트남 수상 인형극-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 한 농부가 농번기에 쉬다가물 위에 뜬 오리와 나뭇가지를 보고해학적으로 구성한 사냥, 농사베트남의 생활 역사를 재현한 극이다.무대 앞은 연못이고무대 뒤에서 물속에 장대를 넣어인형을 조종하며수중에서 예리한 동작을 연출 시키는데단순한 유희가 아니...
하롱베이 선상 중식-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 육지에서 참 멀리 왔습니다.하롱베이가 아름답다고만 들어왔지이리 넓은 줄 몰랐습니다.가도, 가도 섬, 와도, 와도 섬유람선은 꽃잎처럼섬 사이를 떠다닙니다.여섯 시간을 바다에서 머물며바다에 생을 묻고 사는 가난한 사람들이 차려주는눈물밥을 먹었습...
하롱베이 티톱섬 전망대-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바다를 딛고 일어설 때힘겨웠을 텐데등줄기 갈고 닦아 길을 낼 때마디, 마디 아팠을 텐데사람을 위한 동아줄 난간을 맬 때옆구리 살점이 패였을 텐데굽이굽이 솟아오른 언덕에 오를 때마다저 아래 보라고, 저 멀리 보라고행복을 건져 올리라고평화를 쥐어...
하롱베이 승솟 동굴-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 다시 찾아오라 하면나는 못 갑니다.뱃길이 멀어서도, 풍랑이 일어서도상면을 거부하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그대의 집을 기억하려 해도산이 내려와 바다 위에 지어 놓은수천 개의 섬집이일어서고, 또 일어서고야속하다 하여도, 지금 이곳을 떠나면찾지 못하...
베트남 하롱베이-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 산과 바다의 잔치누가 주인이고, 누가 객인지 분간되지 않는산더러 주인이라 하면 바다가 울겠고바다더러 주인이라 하면 산이 울겠고여섯 시간을 배에서 관람한산과 바다의 찬란한 유희바닷물이 일어서면 섬은 이천 송이바닷물이 앉으면 섬은 삼천 송이하늘에...
베트남의 무덤-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 땅 속에 눕지 않으니캄캄하지 않겠군요후손 곁의 논, 밭에서 머무르니외롭지 않겠군요삼년이 지나면머리, 몸통, 팔, 다리를마디, 마디 분해함에 고통이겠지만이중, 삼중 여러 겹의 석관에다시 소중히 잠재우니편안하시겠군요가족끼리 층층이 포개져 놓였으니...
오토바이 천국-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 너는 천국에 사는구나, 라고 말하면섣부른 판단일까모든 차량보다 많은 양으로 뭉쳐 다니며거리의 황제로포효의 함성으로천국의 길을, 천국의 질주를 누리고 있으니네게 내린 신의 영토가 아닐까수많은 동족끼리 부딪히지 않는 재주날렵한 몸놀림으로 넘어지지 ...
탕라이 호텔-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 외객을 위해서라면 눈물겨운 정경이고자국을 위해서라면 넘치는 희생이라는 연민해변도 아닌 하노이 도심에서바다 같은 호수에반쯤은 몸을 담그고 선 모습그래서 아름답고, 그래서 몸값이 비싸고체제가 무너지기 전에는 국가에서 관리하던 호텔이라고극과 극의 차...
하노이 탁롱 다리-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 베트남의 역사를 알면결코 행복한 다리만은 아니다.일본의 잔재가우리의 땅 곳곳에 남아 있듯이프랑스의 잔재가이 나라 땅 곳곳에 남아 있다.하노이 홍강 위에 놓인 삼점사 킬로미터탁롱, 잘 생긴 긴 다리떠오른 태양, 비상하는 용의 상징이다.여름철 황토물...
베트남 하노이 공항-베트남 문학기행 김윤자 입국할 때 까다로운 눈빛이라 하여다투시면 안 됩니다.특히 젊은 남자에게는작은 기계를 얼굴에 들이대며사진을 찍더라도두려운 일은 아닙니다.모두 공산주의 잔재에서 오는껄끄러운 관습이라이해하시면 됩니다.항구에서 배를 타도호텔에 부부가 들어가...